토요 진료ㆍ수술 확대, 모바일 홈페이지 구축 등 의료서비스 강화로 병원 선전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기업의 고객중심경영은 빛을 발했다.

한국생산성본부(회장 진홍)와 미국 미시간 대학이 공동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해 조사한 2013년 국가고객만족도(NCSI) 결과에서 국내 기업(65개 산업분야, 287개 기업ㆍ대학ㆍ공공기관)의 올해 만족도는 평균 73점으로 지난해 72.8점보다 0.2점(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8년 NCSI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점수다.

전체 287개 조사대상 기업 중 1위는 아파트 부문의 삼성물산(86점)이 차지했다. 삼성물산은 부동산 시장의 불황과 건설사의 부가서비스 범위 축소로 건설업 부문의 NCSI가 1.9점(2.5%) 하락한 상황 속에서도 전체 1위를 탈환, 저력을 드러냈다.

▶경제불황 속 ‘고객 마음 사로잡기’ 경쟁 치열..운수, 금융ㆍ보험, 도ㆍ소매업 강세= 경제 부문별로 살펴보면 총 12개 경제 부문 중 7개 경제 부문의 고객만족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산업 부문별로는 지난해와 비교가 가능한 63개의 산업 중 29개 산업의 고객만족도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속해서 1위를 차지하던 기업의 순위가 뒤바뀐 산업이 7개, 공동 1위로 나타난 산업이 11개로 나타나 지난해 치열했던 고객 마음 사로잡기 경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2010년 7개, 2011년 11개, 2012년 13개 등 ‘공동 1위’ 기업이 존재하는 산업 분야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보다 특히 높은 NCSI 향상률을 기록한 경제 부문은 평균 73.9점을 기록한 운수업이다. 운수업의 NCSI는 지난해(72.1점) 대비 1.8점(2.5%) 상승했으며, 이 부분에 속한 산업 중 철도 산업의 고객만족도가 지난해보다 5점이나 상승했다. 2012년 KTX 고장률이 2010년 대비 48% 감소하는 등 열차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 고객인지품질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금융 및 보험업의 NCSI가 1.4점(72.0점→73.4점, 1.9%), 도매 및 소매업 1.1점(72.8점→73.9점, 1.5%), 공공행정ㆍ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0.9점(69.5점→70.4점, 1.3%)씩 각각 상승해 높은 향상률을 보였다. 금융ㆍ보험업과 도ㆍ소매업의 경우 해당 경제 부문 내 조사대상 산업 모두가 지난해 대비 상승하거나 동일한 점수를 유지함으로써 타 산업과 달리 전반적으로 향상된 고객만족도를 나타냈다.

반면 건설업(75.1점→73.2점, -2.5%), 제조업(비내구재 제조업 73.1점→72.8점, -0.4%/내구재 제조업 73.6점→73.5점, -0.1%), 전기ㆍ가스ㆍ증기 및 수도사업(74.7점→74.5점, -0.3%), 숙박 및 음식점업(74.6점→74.4점, -0.3%) 등은 2012년 대비 점수가 하락했다.

▶‘차별화된 서비스’로 호텔ㆍ전력공급ㆍ병원이 2013년 고객 잡았다= 2013년 국가고객만족도 조사결과, 호텔은 고객만족도에서, 전력 공급은 고객유지율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고객만족도와 고객유지율 모두를 종합했을 때 높은 수준으로 조사된 산업은 병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의 경우 지난해 대비 병원에 대한 고객기대수준과 고객인지가치는 소폭 하락했지만, 실제 의료서비스를 경험한 후 평가하는 고객인지품질은 상승했다. 특정 병원뿐만이 아니라 조사대상 병원 대부분이 고객 만족 및 의료서비스를 강화한 결과다. 이에 따라 세브란스병원(3위), 삼성서울병원(4위), 서울성모병원(8위) 등 세 곳이 전체순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호텔산업은 엔화 약세로 인한 일본인 관광객 감소 등으로 지난해 부진을 겪었지만 차별화를 위한 투자에 과감히 나서 롯데호텔(2위) 그랜드하얏트서울(5위), 쉐라톤그랜드워커힐(6위), 조선호텔(7위), JW메리어트호텔서울(9위) 등 5곳이 전체순위 10위권 안에 올랐다.

전력공급ㆍ상수도, 쓰레기수거와 같은 공공부문과 철도, 지하철 등 일부 운수업은 이용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특별한 대안이 없는 산업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와는 반대로 미분양, 신규 입주물량의 감소, 신규 수주의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아파트는 낮은 고객유지율을 보였다. 교육서비스업 부문 역시 타 산업 대비 상대적으로 고객만족도와 고객유지율이 모두 낮게 나타났다. 전문대학, 사립대학교, 국립대학교는 한국생산성본부가 고객만족경영의 최소한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70(고객만족도)-70(고객유지율)’선에 근접하거나 보다 낮았다.

▶올해 NCSI 전망은? 통신 긍정적, 제조ㆍ자동차 부정적=한편 올해 NCSI에서는 통신서비스업이 선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속적인 데이터 환경에 대한 기술 개발 노력이 고객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TE도입 이후 LTE-A, 광대역LTE 등 더욱 빠른 LTE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통신 3사 모두 앞으로 3배 빠른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약속한 만큼 기술 경쟁을 바탕으로 한 통신 3사의 시장 선점 노력은 가속화될 예상이다.

반면 지난 한 해 동안 신제품보다는 기존제품을 중점적으로 마케팅했던 비내구제조업은 고객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한계에 봉착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의 기대와 비교해 제품 품질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이탈고객의 발생할 가능성 또한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비내구제조업 전반에 실속구매 고객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며, 중ㆍ저가 제품 구매에 집중하는 성향이 나타나고 있어 기존 고객의 유지를 위한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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