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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그랜저 하이브리드 타보니... ‘발끝신공’ 없이도 리터당 13.1㎞ 주행
[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그랜저(GRANDEUR)는 지난 1986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27년간 대한민국 대형차의 대명사로 불렸다. 1992년 ‘뉴그랜저’, 1998년 ‘그랜저XG’, 2002년 ‘뉴그랜저XG’, 2005년 ‘그랜저’(프로젝트명 TG), 2011년 ‘그랜저’(프로젝트명 HG)로 진화했다. 판매량이 늘면서 최근 쏘나타의 ‘국민차’ 타이틀을 뺏을 태세지만, 몇년 전만해도 ‘사장님’ 차로 불렸다. 이름도 웅장, 장엄, 위대함의 뜻을 담고 있다.

그랬던 그랜저가 지난달 말 하이브리드 모델로 영역을 확장했다. 물론 토요타의 프리우스처럼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은 아니다. 기존 그랜저 몸체와 프레임에 국산 하이브리드 기술을 탑재한 이른바 파생 모델이다. 가솔린 모델의 직분사 엔진( 2.4ㆍ3.0ㆍ3.3 GDi)과 달리 연료 다중 분사 방식의 세타∥ 2.4MPI 엔진이 들어갔으며, 전기 모터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동일한 35kW급이 적용됐다. 최근 고연비차를 찾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연비를 끌어올린 그랜저인 셈이다. 실제 동급 가솔린 모델(연비 11.3㎞/ℓ) 보다 가격은 448만원 가량 비싸지만 연비가 4.7㎞/ℓ 향상됐다.


시승은 서울에서 아산까지 시내 및 고속도로를 포함한 왕복 220㎞ 구간에서 진행됐다. 파생차인 만큼 외장 디자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블루 드라이브(Blue drive) 엠블렘이 차체 양옆에 들어갔으며, 외장 컬러에 아쿠아 마린이 추가된 정도다. 내부의 경우도 하이브리드 전용 4.6인치 컬러 TFT LCD 클러스터(계기판) 정도가 눈에 띄었다.

시동을 걸었으나 역시 소음은 느낄 수 없었다. 클러스터에 뜬 ‘레디(Ready)’를 거듭 확인하고 나서야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었다. 승차감을 고려한듯 하체는 무른 편이었고 출발 주행감은 매우 부드러웠다. 내부 배터리를 이용, 전기 모터로 차가 움직인다는 ‘EV’ 모드다. 물론 EV 모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선 엄청난 인내심과 발끝 신공이 필요했다. 좀 더 가속하자 가솔린 엔진음이 미세하게 들려왔고, 차는 서서히 탄력 주행을 시작했다. 주행 모드는 ECO(에코), 일반, 스포트로 구분돼 있어 상황에 따른 주행이 가능했다. 코너링과 제동력은 기존 그랜저와 별반 차이가 없었으나, 차량의 전반적인 파워는 가솔린 모델 보다 조금 덜한 느낌이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에는 현대차가 독자 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차량 출발 및 저속주행시에는 전기차 모드로 주행하고, 고속주행이나 오르막길에서의 가속 시에는 엔진과 모터를 동시에 구동하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한다. 또 제동 시 손실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회생제동 시스템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하고, 차량 정차 시에는 엔진과 모터가 자동으로 멈춰 배출가스 배출 및 연료 소모를 없앤다.

기대를 모았던 연비는 공인연비(16㎞/ℓ)에 다소 못미치는 13.1㎞/ℓ가 나왔다. 에코모드를 켰고 고속도로 구간이 일부 포함됐으나 특별히 연비 운전을 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연간 2만㎞를 주행할 경우 공인연비 기준으로 가솔린 모델(2.4 기준) 보다 98만원(휘발유 리터당 1877원 기준) 가량 기름 값이 적게든다. 하이브리드 전용부품은 10년 20만㎞ 무상보증 서비스도 된다. 5년 이상 차를 탈 계획이 있으며, 차량의 정숙성과 친환경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이라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준대형차 시장에서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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