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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 동부 · 한진 ‘자구안’ 어찌하오리까
현대엘 2000억원 유상증자
주가 · 신용도 연일 하락세 ‘울상’

동부도 SPC통해 자산매각
누적부채만 8697억원 발목우려

한진 에쓰오일 보유지분 매각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


현대ㆍ동부ㆍ한진그룹의 자구계획은 희망대로 실행될 수 있을까.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잇따라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한 세 그룹의 앞날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회사 측은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에는 우려가 섞여있다. 재무 건전성이 튼튼한 계열사의 유상증자를 통한 유동성 확보(현대)는 되레 모 회사의 부실이 발목을 잡아 계열사의 가치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또 조 단위에 달하는 대형 자산 매각 등을 골자로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게 주요 전략(한진, 동부) 이지만 일단 몸집이 큰 매물을 덥썩 가져갈만한 ‘큰 손’이 보이지 않는다.

6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오는 1분기 내에 2000억원 규모로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 및 신용등급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지난 해 10월23일 6만64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연일 하락해 약 3달 만인 이날 4만8000원(개장가)까지 떨어졌다.

신용등급도 마찬가지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해 11월 현대엘리베이터의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12월에는 ‘A-’에서 ‘BBB+’로 추가 하향 조정했다. 단기 신용등급도 ‘A2-’에서 ‘A3+’로 한 단계 낮췄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유상증자를 하더라도 조달할 수 있는 유동성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현대상선 주가에 연동되는 현대엘리베이터의 파생상품 평가손실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가 자구안 실행의 첫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동부그룹은 현재 특수목적회사(SPC) 설립을 통한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산업은행은 이를 위해 자산가치에 대한 실사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동부그룹의 자산 매각의 핵심은 동부하이텍이다. 시스템 반도체 업체인 동부하이텍의 경우 현대자동차그룹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곳은 없다. 


동부하이텍은 업계에서 ‘알짜’로 평가 받고 있는 기업이지만 재무 건전성은 그리 좋지 못하다.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동부하이텍의 누적 부채총계는 8697억원으로 부채비율은 약 350% 수준이다. 지난 3분기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흑자전환했지만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88% 감소했다. 

한진그룹의 자구안 실행의 핵심은 에쓰오일 지분 매각이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에쓰오일 주식 3198만주(28.4%)중 3000만주(26.64%)를 매각해 2조2000억원을 조달키로 했다. 한진그룹은 에쓰오일 2대주주 자격을 포기하고 이 지분을 최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 측에 처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은 아람코가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에쓰오일 지분을 최대한 높은 가격에 매각해야하는 상황에서 아람코만을 염두에 두고 협상을 진행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에쓰오일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도 걸림돌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브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해 10월 103.84달러에서 지난 3일 93.96달러까지 하락했다. 국제 유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정제 마진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에쓰오일은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4.4%, 영업이익은 무려 95.1%나 감소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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