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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생명 지키는 보람이 일하는 원동력”
17년간 구조대원으로 근무…‘소방영웅’유근성 소방장
1분 1초가 급박한 화재현장
몸이 먼저 반응하도록 훈련


“영웅 소방관이라는 칭호가 부담스러워요. 소방관은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언제든지 불 속으로 뛰어들어가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모든 소방관이 진정한 영웅이죠.”

서울 광진소방서 119구조대 3팀장인 유근성(43·사진) 소방장은 지난 17년간 구조대원으로 화재ㆍ구조 현장에서 수많은 인명을 구조했다. 최근에는 세종대학교 황산 폭발사고에서 7명을 구하는 등 인명구조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달 에쓰오일이 마련한 ‘2013 소방영웅’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사실 유 소방장은 어린 시절 고향 대전에서 육상부 등을 하면서 운동선수가 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지난 1991년부터 1995년까지 특전사 부사관으로 근무하며 소방서 지원 행사 등을 통해 우연히 소방관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아버지, 어머니, 친형이 학창 시절에 각각 유도, 육상, 럭비 선수로 활동했어요. 저 역시 운동을 좋아해 운동선수가 되고 싶었죠. 하지만 군대에서 우연히 본 소방관이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것 같았고, 제 역량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곳도 소방이라고 생각돼 소방관이 되기로 했습니다.”

유 소방장은 1996년 10월께 소방관에 입문한 뒤 현재까지 서울 송파ㆍ광진소방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1998년 5월 27일 송파구에 있는 한 볼링장에서 화재가 났어요. 제가 있던 팀이 원래 출동을 나가야 하는데 정례조회 때문에 다른 팀이 그 화재 현장에 대신 출동했어요. 그런데 그때 출동한 한 동료가 불의의 사고로 순직하게 됐습니다. 사고 후 수색을 하다 그 동료를 발견한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화재ㆍ사고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은 매번 사고 위험을 안고 있다. 실제 유 소방장도 1999년께 로프 시범을 보이다가 다리가 부러진 적이 있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인 아들과 아내가 늘 걱정해요. 아침에 출근할 때 조심하라고 하고 출근해서도 계속 전화해 안부를 묻습니다. 다른 소방관들도 저와 마찬가지죠. 소방관 평균 수명이 58세에 불과할 정도로 다치고 죽는 소방관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에 유 소방장은 평소에도 훈련을 부단히 한다. 1분 1초가 급박한 화재ㆍ사고 현장에 가면 머리가 아니라 몸이 먼저 반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치열한 싸움이 시작되면 제 몸을 제가 컨트롤하는 게 아닙니다. 몸이 먼저 반응해 구조에 나서야 하죠.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훈련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이처럼 매일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한 생명을 구했을 때의 보람은 이 일을 다시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화재가 나서 위험에 처한 아이를 제 손길로 구조했을 때 그 아이가 안도의 숨을 쉬고 ‘고맙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이럴 때 느낍니다. ‘소방관은 정말 해 볼 만한 일’이라고.” 

민상식 기자/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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