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개선 신호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연방정부 공무원들의 임금이 4년만에 처음으로 오른다.
28일(현지시간) 연방 인사관리처(OPM)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3일 조 바이든 부통령을 비롯한 연방공무원 약 210만명의 임금을 1% 인상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로써 지난 2010년 1월 이후 무려 4년간 동결됐던 연방공무원들의 월급이 다음달부터 소폭이나마 오르게 됐다. 그러나 연방의회 의원들에 대해서는 인상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행정명령은 지난 10월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중단 및 국가디폴트(채무불이행) 차단을 위한 여야 합의안에 연방공무원 급여 인상안이 포함된데 따른 것이다.
다음달 1일 이후 적용되는 주요 직책별 연봉은 △부통령 23만3000달러 △대법원장 25만5500달러 △하원의장 22만3500달러 △상·하원 원내대표 19만3400달러△상·하원 의원 17만4000달러 △대법관 24만4400달러 등이다.
일반 공무원들은 직급별, 직책별로 정해진 기본급에서 인상률이 적용되고, 일부직급은 최고·최저 한도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봉은 업무상 비용 5만달러를 제외하고 40만달러 수준인것으로 알려졌다. 별도의 법률에 따라 정해지는 미국 대통령 연봉은 지난 2001년 1월 이후 변하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의 연봉은 지난 1789년 1대 의회에서 2만5000달러로 정해진 뒤 1893년(5만달러), 1909년(7만5천달러), 1949년(10만달러), 1969년(20만달러) 등으로 계속 올랐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9년 106대 의회가 현재 수준인 40만달러로 올린 뒤15개월만에 실제 적용했다.
바버라 미컬스키(민주·메릴랜드)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오랜 연기 끝에 소폭이나마 연방공무원의 임금이 오른 것은 이들의 가치를 평가하는 조치”라면서 “연방공무원들은 더이상 재정적자 감축의 희생양이 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가 각종 고용·경기 지표를 통해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음에도 정작 다수 국민은 별반 기대를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CNN 방송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ORC의 공동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현재 경제 상황은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며 절반 이상은 내년 경제 전망도 비관적이라고 답했다.
또 정치·경제의 불확실성을 지적하면서 의류나 가구, 전기 제품에 대한 지출을줄이고 있다는 답변도 50%를 넘었다.
심지어 36%는 식음료, 의약품 등 생활필수품 비용까지 아끼고 있다고 했다. 이 비율은 금융 위기가 닥쳤던 2008년의 31%보다도 높은 것이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