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필리핀을 강타한 초대형 태풍 하이옌으로 숨진 1000여명의 시신이 50일이 넘도록 방치돼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 시신이 정부 당국의 공식 사망자 수 집계에 포함됐는지 조차 확인되지 않아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ABS-CBN방송과 AFP통신 등은 29일 필리핀 중부도시 타클로반 외곽의 농촌마을 산 이시드로 지역에 약 1400구의 시신이 여전히 매장되지 않은 상태로 방치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시신은 검은색 시신가방에 담긴 상태로 개활지에 쌓여 있어 인근 주민들이 악취 등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한 주민은 이들 시신 때문에 악취가 진동해 잠을 잘 때에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이 지역의 재해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현지에 방치된 시신이 당국의 희생자 집계에 포함됐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또 다른 주민은 담당 공무원들이 이들 시신을 부근지역으로 옮겨와 신원 확인 작업을 벌였으나 이들이 휴가를 떠나는 바람에 관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옌으로 인한 사망자는 6111명 실종자는 1779명에 이른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