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발생한 이른바 ‘석촌호수 살인사건’의 주범이 10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운수업체 사장 부인을 납치해 금품을 빼앗고 흉기로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로 A(37) 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 일당 3명은 지난 2004년 1월 2일 오후 6시30분께 경기 성남의 운수업체 B 사의 바로 옆 주차장에서 이 회사 사장의 아내인 C(43) 씨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C 씨가 사무실을 나와 자신의 레조 승용차에 타려던 순간 이들은 C 씨를 차 안으로 밀어넣은 뒤 손발을 테이프로 묶고 흉기로 찔렀다.
A 씨 등은 C 씨의 지갑에서 100만원권 자기앞수표 3장을 꺼내 챙긴 뒤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대라”고 협박했다. 그러나 흉기에 찔린 C 씨는 이미 숨진 후였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과거 운수업체에서 일하면서 B 사의 현금 흐름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빚을 갚기 위해 후배들과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C 씨가 숨진 것을 확인하자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으로 이동, 차량과 함께 시체를 버리고 달아났다. D(36) 씨 등 공범 2명은 범행 한 달이 채 안 돼 붙잡혔지만, 주범인 A 씨는 곧바로 중국으로 달아났다.
A 씨는 랴오닝성 다롄시의 한국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분식점을 운영하며 숨어 지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렇게 10년간 경찰의 추적을 피해 생활하던 A 씨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 수배 대상으로 분류돼 지난달 8일 중국 공안의 검문검색에 걸렸고, 지난 24일 국내로 송환됐다.
민상식 기자/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