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위크엔드] 대선후 ‘강 對 강’…황우여 · 김한길 ‘德將’ 들 목소리 잃다
2013년을 달군 정치인들
야권서도 ‘말통하는 인사’ 황우여 대표
내부선 ‘리더십 부재’에 힘없는 대표로

난파위기 민주 구원투수 등장 김한길
‘내文외安’ 흔들림 1년간 고난의 연속

문재인 사실상 대선 재출마 선언
여의도 입성 安…‘신당’으로 바람몰이




위기 시엔 용장(勇將)이, 평화 시엔 덕장(德將)이 널리 인정받게 마련이다. 2013년 정치권의 시계는 정확히 ‘전쟁’을 가리켰고, 덕장보다는 용장이 맹위를 떨친 한 해였다. ‘대규모 전투(대선)’가 끝난 후에도 끝나지 않은 산발적인 국지전이 이어지면서 때로는 상대의 ‘목’을 가져오겠다는 각오로 나섰다가 전사하는 장수가 나오기도 했다. 반대로 상대와의 ‘적절한 타협’을 도모했던 인사는 외려 내부 강경파로부터 ‘난사’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우선 올해 ‘덕장’은 줄줄이 수모를 겪었다. 새누리당 내 대표적 유화파이자 야권에서도 ‘말이 통하는 인사’로 꼽히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를 끝없이 쫓아다녔던 꼬리표는 ‘리더십 부재’였다.

‘당청 분리’가 확고 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을 배출한 여당 대표의 한계였을까. 아니면 ‘친박 순혈’이 아니기 때문이었을까. 황 대표의 ‘굴욕’을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냈던 사건은 올해 8~9월 ‘대통령 회동’을 사이에 두고 펼쳐진 ‘숫자 논쟁’이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대통령과의 ‘양자(2)회동’을 요구했고, 황 대표는 대표 자신을 포함한 ‘삼자(3)회동’을 역제안했다. 여기에 다시 청와대가 양당의 원내대표 2명까지 더한 ‘다자(5)회동’을 역제안하면서 회동은 결렬과 제안이 반복되는 장기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당시 청와대에선 “황 대표가 청와대와 교감없이 마구 던진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야권의 덕장’ 김한길 민주당 대표 역시 올 한 해 심기가 편치 않았다. 대선 패배로 난파 위기에 처했던 민주당의 첫 당대표로 김 의원이 당선됐지만 세력이 없는 ‘비주류 당대표’의 행보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김 대표는 지난 5월 당선 일성으로 “모든 것을 버려야 산다”고 말했고, 그는 올해 말 당내 강경파 의원의 지도부 성토가 이어지자 “직을 걸겠다”고 다독였다. ‘직을 걸어야 사는 대표’가 김 대표의 현주소인 셈이다.

김 대표를 관통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를 꼽자면 ‘내우외환’이다. 당 내부적으로는 문재인 의원이, 밖에선 안철수 의원이 김 대표를 고비 때마다 흔들었다. 급기야 김 대표는 ‘장외투쟁’과 ‘노숙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꼬박 100일이었다. 이는 야당엔 “김한길이 있다”는 대외 선포용이자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이란 사상 초유의 사안으로 ‘설설 끓는’ 강경파 의원에 대한 내부 단속용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이는 결과적으로 청와대는 꿈쩍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해석이기도 하다.

지난해 대선에서 ‘48%’의 지지율을 획득했던 문재인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자’는 주장으로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문 의원은 대선 패배 후 1년께가 되던 12월 본격적인 ‘정치 재개’를 선언했다. 출판콘서트와 기자들과의 식사자리를 연거푸 가졌고, 팟캐스트 출연도 하면서 언론과의 접촉 빈도도 대폭 늘렸다. 그는 2017년 재출마 가능성도 열었다. 문 의원은 ‘너무 이른 재출마 선언 아니냐’는 질문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문 의원의 ‘다소 이른’ 재출마 선언 배경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으로,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 농도’가 옅어졌고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본인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의 예상을 깨고 이르게 정치에 복귀해 지난 4월 24일 보궐선에서 당당히 원내 진입에 성공한 안철수 의원도 올해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다. 그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제를 매개로 ‘민주당에 드라이브’를 걸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민주당 한화갑 전 의원은 “안 의원이 민주당을 조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창당도 안한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광주·호남지역에선 민주당의 3배를 넘어서는 상황. 안 의원은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를 토대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신당’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복안이다.

‘원조 친박’ 최경환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친위대’를 자임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이 야당의 반대에 가로막히자 ‘단독’ 상임위와 ‘단독’ 본회의로 응수했고, ‘정권의 정통성’이 의심받는 발언이 야당에서 나올 땐 새누리당 의원 ‘전원 명의’로 해당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강한 야당’을 만들기 위한 고강도 개혁 드라이브를 약속했다. 그러나 취임 일성에서 ‘선명 야당’을 내세우던 전 원내대표에 대한 존재감은 ‘제로’로 수렴하는 상황이다. 친노 중심의 당내 강경파가 분위기를 이끌면서 전 원내대표의 입지가 줄었다는 평가다.

여야의 협상 창끝인 원내수석부대표 자리는 공수가 뒤바뀐 ‘모순(矛盾)’ 상황이다. 통상은 야당이 창 역할을 맡고, 집권 여당이 방패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두드러지는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의 활약(?)에 비해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의 역할은 제한적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은 ‘귀태 발언’으로, 같은 당 임내현 의원은 ‘늦게 뺐다’는 성희롱성 발언을 여기자 앞에서 한 탓에 곤욕을 치렀다.

정치적 의사 표현도 문제가 됐다. 장하나 의원은 “부정선거에 불복한다”는 발언 탓에, 양승조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철’ 발언 탓에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됐다. 

홍석희ㆍ이정아 기자/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