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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넘버2’ 장성택 형장의 이슬로…‘張 아바타’ 최룡해 2인자로
김정은의 남자들
장성택(왼쪽), 최룡해
올 한 해 북한 권력지도의 변화는 ‘권력의 부침이 권력의 속성’이라는 정치학 격언이 무색할 만큼 요동쳤다. 북한 건국 이후의 역사는 곧 숙청의 역사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피로 점철돼 왔지만 올해와 같은 경우는 북한 역사 속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40여 년간 ‘김 씨 조선’의 2인자로 막강한 권세를 자랑했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하루아침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반면, 한때 장성택의 ‘아바타’로 불렸던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은 장성택 숙청을 주도한 끝에 2인자 자리를 대신 꿰차고 올라섰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이 과정을 통해 유일 영도체계 구축을 공고히 하고 있다.

장성택 숙청은 잔혹하고도 신속하게 진행됐다. 장성택은 11월 하순 리용하 노동당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 공개처형을 당함으로써 양팔이 잘려나갔다.

장성택 본인도 12월 8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반당ㆍ반혁명적 종파행위로 모든 직무에서 해임되고 출당ㆍ제명됐으며, 나흘 뒤인 12월 12일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에서 역모를 도모했다는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곧바로 처형당했다.

회의장에서 끌려 나가는 장면과 재판장에서의 초라한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전 숙청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의도된 망신주기’인 동시에 ‘잔혹하게 모독하기’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룡해는 장성택 이후 새로운 2인자로서 위세를 떨치고 있다. 김정일 사망 2주기 추모대회 때 김정은 바로 옆자리에 앉은 최룡해는 군 수뇌부들이 총출동한 충성맹세대회 때도 대표로 나서 맹세문을 낭독함으로써 군부 내 최고 실력자임을 과시했다.

최룡해는 특히 김일성의 항일빨치산 동료인 아버지 최현이 ‘충신’의 사표로 부각되는 등 ‘백두혈통’을 보좌하는 ‘빨치산혈통’의 적자로서 위상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장성택 숙청을 기획ㆍ집행한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과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역시 김정일 추모대회 주석단 첫줄에 자리함으로써 향후 핵심역할을 수행할 것임을 예고했다.

김원홍은 장성택 사형 판결이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장성택 숙청부터 사형 판결, 집행까지 깊숙이 관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연준은 장성택과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 왔던 리제강 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라인의 핵심인물로 장성택과는 불편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황병서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마원춘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은 최근 김정은 현지지도에 빠지지 않고 수행하면서 새로운 김정은 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황병서와 마원춘은 각각 조직관리와 재정 및 통치자금 관리 등 장성택이 맡았던 역할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해가 뜨면 달이 지는 법. 장성택처럼 숙청까지 당하지는 않았지만 김정일 시대 군부 핵심인사였던 김격식, 현영철, 김정각, 리명수 등은 올해 들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공개석상에서 사라지면서 권불십년임을 입증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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