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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공안 · 외교 · 안보 ‘백전 노장’…흔들림없는 ‘원칙’ 관철
2013년 쥐락펴락 ‘대한민국 대통령의 남자들’
박근혜 대통령이 감독을 맡고 있는 ‘박근혜 팀’은 노장 공격수들의 투혼이 돋보인다. 특히 ‘박근혜 팀’의 주전선수는 대부분 공안 및 외교ㆍ안보 분야의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는 점에서 여느 다른 팀들과 구별된다. 여기에 수비형보다는 공격형 선수들이 많아 국내는 물론 국제 리그에서도 공세적인 플레이로 상대팀을 끝까지 몰아붙이고 있다. 국내 리그에서 ‘김한길 팀’과의 정쟁싸움에서 한 치 물러섬 없이 ‘마이웨이’형 공격을 펼치는 것이나, 국제 리그에서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김정은 팀’이나 ‘아베 팀’과 대등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박근혜 팀’의 대표적인 주전 선수들로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포인트가드)과 남재준 국정원장(슈팅가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파워포워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스몰포워드), 윤병세 외교부 장관ㆍ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센터) 등이 꼽힌다. 이 중 센터를 빼놓고는 모두가 공격형 선수들이다. 수비보다는 주로 공격형으로 진용을 짜고 있는 것이다.

2013년 박근혜 팀을 이끈 최고의 인물은 단연 포인트 가드를 맡고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이다.

후반전에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대신해 긴급 교체 투입된 김 비서실장은 넓은 시야와 전체적인 경기 조율면에서 단연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 전 비서실장이 ‘막후수성형’으로 팀 내 청와대 라인 선수들의 플레이 조율에 치중했다면, 김 비서실장은 공격형으로 청와대 라인은 물론 정부와 새누리당 라인 선수들의 플레이까지 코치하며 전체적인 국정 운영을 조율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행정 분야 등에 경륜이 깊었던 허 전 실장이 세세한 부분에까지 신경쓰는 스타일이었다면, 김 비서실장은 큰 그림에서 국정 운영의 맥을 짚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해나가는 추진력과 여기에 카리스마까지 갖췄다”고 말했다.

박근혜 감독을 대신해 김 비서실장이 당ㆍ정ㆍ청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한 셈이다. 새누리당 일각에서 “김 비서실장과 연을 맺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 비서실장이 ‘박근혜 팀’에서 ‘왕실장’으로 불리며 명실상부한 코트 위 사령관의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데엔 박근혜 감독과의 인연은 물론, 광범위하게 연계돼 있는 인적 네트워크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박근혜 팀이 올 한 해 공안정국을 주도하고, 팀내 주전 플레이어에 PK(부산ㆍ경남) 선수들을 중용한 것도 모두 김 비서실장의 작품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지난달 새로 임명된 김진태 검찰총장과 황찬현 감사원장 모두 김 비서실장과 같은 PK 출신 법조인들이어서 일각에선 ‘기춘대원군’이란 비판도 받았다. 실제 황 감사원장은 경남 마산 출신으로 마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마산중과 서울대 법대를 나온 김 비서실장, 마산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온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과 동향이다.

때로는 슛을 득점으로 연결시키고 때로는 화려한 드라이빙으로 코트를 종횡무진했던 김 비서실장 다음으로 두드러진 플레이어는 슈팅가드 남재준 국정원장과 파워포워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다.

남 원장은 NLL(서해북방한계선) 대화록 공개를 비롯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과 비밀조직 ‘RO(Revolution Organization)’를 내란음모ㆍ선동 및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찬양 등의 혐의로 구속하는 등 공안정국을 이끌어 ‘박근혜 팀’의 명실상부한 공격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남 원장은 박근혜 팀에서 든든한 파워포워드를 맡고 있는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을 스카우트한 데에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사 25기인 남 원장은 김 실장(육사 27기)보다 육사 2년 선배로, 지금은 해체된 ‘노무현 팀’에서 센터(국방장관)를 맡았던 김 실장과 박근혜 감독 사이에서 다리를 놔준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 대선 경선 이전부터 박근혜 캠프에서 안보 문제를 자문했던 남 원장이 당시 육사 후배인 김 실장의 합류를 권유했다는 것이다.

선배인 남 원장과 함께 안보 분야 컨트롤타워로 골밑을 지키고 있는 김 실장은 저돌적인 리바운드와 블로킹으로 다른 선수들의 득점으로 연결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호사가들로부터 남 원장의 플레이에 가려져 안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외부에 비친 관전평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대북 문제는 물론 최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로 촉발된 한반도 등 동북아 안보 국면에서 공격적인 블로킹으로 선전했으며, 최근엔 신설되는 NSC 상임위원장 겸임은 물론, 자신이 맡고 있던 국가안보실을 확대 개편함으로써 외교안보 분야의 ‘원톱’ 지위를 확고히 했다.


특히 ‘박근혜 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플레이어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다. 전반전엔 ‘정무수석’으로 그림자 플레이를 펼쳤던 이 수석은 후반전엔 코트를 종횡무진하는 막강 스몰포워드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수석은 박근혜 감독에 대한 외부 비판에 때로는 격앙된 목소리로, 또 때로는 울먹이며 ‘정치적 호위무사’ 역할도 하고 있다. 김 비서실장이 포인트가드로 전반적인 국정 운영을 조율하고 있다면, 이 수석은 주로 국정에 대한 외부 비판 및 공격에 대한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수비수 역할을 하는 여느 다른 스몰포워드 선수들과는 달리 때로는 상대팀에 대한 매서운 비판으로 득점에도 나서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얼마 전 정치전문가 20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박 대통령을 제외하고 정국을 주도하는 영향력 있는 인물에 이 수석이 김 비서실장 다음으로 2위에 오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3위에 오른 ‘진격의 남재준’보다도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외교와 경제 각각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도 골밑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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