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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2013 - BIG 30> “콘텐츠가 브랜드” tvN 대반란…그 뒤엔 ‘문화 지휘자’ 있었다
 금·토 tvN ‘응사’ 신드롬
‘SNL’ 신동엽·JTBC 손석희 부상

관객 1억명 돌파 한국영화 황금기
투자배급사 NEW 김우택 대표 톱10

명불허전’조용필 헬로·바운스 돌풍
SM ‘엑소’ 새 간판 아이돌로

파이 줄어든 공연계는 긴 한숨만
뮤지컬 티켓파워 조승우 24위에


올해 모든 한국인은 평균 1편 이상 CJ E&M(이하 CJ)이 투자 및 수입 배급한 영화를 봤다. 송강호(6위)가 출연해 934만명을 동원한 ‘설국열차’(감독 봉준호ㆍ11위)와 716만명을 동원한 ‘베를린’을 비롯해 CJ는 지난 11월까지 총 39편의 국내외화를 배급해 4257만명을 동원했다. 극장을 갈 수 없는 유아나 초노령인구를 제외하면 모든 한국인이 CJ의 영화를 한 편 이상 봤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영화가 가장 많이 상영되고,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극장은 CJ CGV로 올해 1억명이 넘는 국내 관객이 발길을 했다.

안방극장의 ‘불금(불타는 금요일)’은 케이블채널 tvN(제작기획국장 이명한ㆍ15위)이 책임졌다. 금요일 저녁에 편성된 ‘응답하라 1994’(극본 이우정ㆍ25위)와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이상 연출 나영석ㆍ13위)가 시청률 10%를 넘나들었다. ‘응답하라 1994’는 20~49세층에서 지상파 TV와 위성, IPTV 등을 통합한 동시간대 시청률에서 한때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대단한 반응을 이끌었고, 드라마가 낳은 화제는 시청률을 뛰어넘어 온 국민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했다. tvN은 CJ가 보유한 케이블채널 18개 중 대표적인 오락채널이다. 

‘꽃보다 할배’
‘무한도전’

올해 한국 대중문화산업의 특징인 지상파TV를 위협한 케이블TV의 ‘반란’, 그리고 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한국영화의 중심엔 CJ가 있었다. 미디어환경의 급속한 변화뿐만 아니라 모그룹의 비자금 수사로 내외가 어수선했던 가운데도, CJ가 국내 엔터테인먼트산업에서 흔들리지 않는 지배력과 폭발력을 이어간 것은 영화, 방송, 대중음악, 공연 등 대중문화사업 전 부문을 지키고 지휘한 이미경 부회장(1위)의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이다.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은 이수만(2011년)과 싸이(2012년)에게 빼앗겼던 헤럴드경제 선정 대중문화 빅리더 1위 자리를 3년 만에 되찾았다. CJ는 올해 외화를 제외한 한국영화에선 신흥 강자 NEW(대표 김우택ㆍ10위)에 점유율이 밀렸지만, 케이블TV 채널로 보여준 폭발력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CJ는 올해 극장과 TV뿐만 아니라 음악공연산업에서도 막강한 지배력을 보여줬다. CJ 음악공연사업부문(대표 김병석ㆍ22위)은 뮤직포털사이트 엠넷닷컴을 통해 연간 400타이틀을 제작ㆍ유통했으며 DJ DOC, 박진영, 신승훈, 2PM, 버스커버스커, BAP, 로이킴 등의 국내외 콘서트와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을 열었다. 또 ‘스칼렛 핌퍼넬’ ‘하이스쿨 뮤지컬’ ‘살쩌기 옵서예’ 등 뮤지컬 신작들을 다수 내놓았으며, 일본 아뮤즈그룹과 함께 일본 도쿄에 최초의 한국뮤지컬 전용관 ‘아뮤즈 시어터’를 개관하는가 하면 한국 창작 뮤지컬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 ‘김종욱 찾기’를 라이선스 판매하는 등 국내외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


케이블채널 반란…콘텐츠 중심의 미디어 재편

전체의 절반 가까운 13명의 새로운 이름이 등장한 올해 대중문화 빅리더 30는 방송계에선 케이블TV 약진을 통해 지상파 권력이 해체되고 콘텐츠 중심으로 매체별 구도가 재편되는 양상을 뚜렷하게 반영했다. ‘응답하라 1994’와 ‘꽃보다 할배’로 지상파 수준의 시청률을 기록한 tvN의 또 다른 ‘킬러콘텐츠’는 19금 코미디프로그램을 표방한 ‘SNL’이었다. ‘SNL’에서 이영돈 PD를 패러디하고 성인 개그 및 코미디를 보여준 신동엽(8위)은 유재석(4위)과 강호동(27위)이 양분해온 지상파 중심의 예능 프로그램 인기 구도를 허물었다. 신동엽은 올해 고정 출연한 16개의 프로그램 중 tvN의 ‘SNL’과 JTBC의 ‘마녀사냥’을 포함해 무려 10개가 케이블채널이나 종편의 것이었다. 케이블채널과 ‘19금’코미디의 간판이 된 신동엽은, 모범적이고 배려 깊은 캐릭터를 구현할 뿐 아니라 지상파TV프로그램만을 고집하는 유재석과는 상반된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새로운 대중문화 흐름의 단면을 반영한다. 

‘응답하라1994’
‘SNL’ 신동엽
‘SNL’ 김슬기
JTBC 손석희

전 MBC 앵커 손석희(12위)도 ‘케이블 및 종편의 시대’에 합류하며 지상파의 권위 해체에 기름을 부었다. 손석희는 지난 5월 JTBC의 보도담당 사장으로 취임한 데 이어 자사 ‘뉴스9’의 앵커를 맡았다. 기존 지상파TV의 뉴스 보도가 지나치게 친정 부적이라는 의혹과 비난이 잇따르고, 이에 대한 시청자들이 염증과 피로감이 더해갈 때 회사와 채널을 바꿔 수년 만에 앵커 자리에 복귀한 손석희는 다시 한 번 정치적ㆍ사회적ㆍ문화적 영향력을 입증했다. 종편으로선 태생부터 지니고 있던 ‘보수적 정치색’을 벗어날 수 있는 ‘신의 한 수’가 될 만했다. 케이블채널의 반란이 신동엽과 손석희를 필두로 나영석, 이명한, 이우정 등 스타PD와 작가까지 대중문화 빅리더 순위를 끌어올리거나 신규 진입시킨 반면, 지상파를 기반으로 한 인물로는 유재석(4위)과 ‘무한도전’의 김태호 PD(18위)만 꼽혀 약세를 반영했다.



한국영화 전성기, NEW의 약진

한국영화의 부흥은 ‘설국열차’와 ‘관상’ ‘변호인’으로 2000만명이 넘는 전무후무한 관객 동원 기록을 세운 송강호와, ‘더 테러 라이브’를 흥행시키고 ‘롤러코스터’로 감독 데뷔한 하정우(7위)를 톱10 안으로 끌어올렸다. 지난해엔 ‘광해’로 1000만을 일구고, 올해는 ‘지 아이 조2’와 ‘레드2’ 등 할리우드 영화 2편을 내놓은 이병헌은 19위를 차지했다. ‘7번방의 선물’ ‘신세계’ ‘감시자들’ ‘숨바꼭질’ ‘변호인’ 등을 내놓으며 CJ를 제치고 한국영화점유율 1위가 유력한 NEW의 김우택 대표도 톱10으로 신규진입했다. CJ와 양강구도를 이루던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차원천 대표는 공동 27위에 랭크됐다.



SM-YG 양강구도의 가요계, 명불허전 조용필

싸이는 건재했고, ‘돌아온 가왕’ 조용필(공동 8위)은 ‘명불허전’을 입증했다. 아이돌의 전반적인 약세 속에서도 12인조 그룹 엑소(14위)는 K팝과 SM엔터테인먼트의 기대주로 아시아에서의 한류를 이어갔다. 올해 19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한 조용필은 단숨에 ‘세대 공감’의 아이콘이 됐다. ‘초딩’부터 ‘할배’까지 ‘헬로’로 인사를 건넸고, ‘바운스’로 몸을 들썩였다. 조용필이 세대 공감에 대한 기성세대로부터의 ‘응답’이었다면, 엑소는 젊은층으로부터 올라온 시대 교감의 신호가 됐다. 엑소가 SM의 간판이 됐다면 ‘강남스타일’의 후속곡 ‘젠틀맨’을 내놓은 싸이와 월드투어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지드레곤(21위)은 양현석의 YG를 대표했다. 대중음악 권력의 구도는 JYP 박진영(23위)의 뚜렷한 하락세 속에 SM과 YG의 양강구도로 좁혀졌다.



공연시장 위축…리더 순위도 하락

올해 뮤지컬ㆍ공연 시장에선 ‘곡소리’가 흘러나왔다. 한정된 티켓 시장에 비해 콘텐츠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공연제작사가 나눠 먹을 ‘파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내수 경기 위축의 여파로 대표적으로 ‘고가’ 문화상품으로 인식되는 공연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위키드’와 ‘엘리자벳’의 대성공에 힘입어 올해 앞다퉈 라이선스 공연이 선보였지만 대작의 성적도 전년만 못했다. 이는 대중문화 파워리더 순위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2011~12년 10위 주변에 머물던 ‘난타’의 송승환 PMC프로덕션 대표가 19위로 밀리고, ‘위키드’의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는 30위권을 벗어났다. 뮤지컬 최고의 티켓파워 조승우가 24위로 체면치레한 반면 조승우 이후 최고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김준수가 27위로, 첫 30위권에 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
뮤지컬‘맨 오브 라만차’

이형석ㆍ한지숙ㆍ고승희ㆍ정진영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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