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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시간 깎고 칠하고 말리고…도장은 ‘종합예술’
현대모비스 알라배마 범퍼생산 공장 가보니…
수세공정화염처리도색 작업 반복
한 가지 색상별로 40대 가량 생산
복잡한 공정에 가동률 80% 남짓

시간당 73대 운전석 모듈 생산도 분주
단계별 철저한 부품관리 경쟁력 강화


“도장은 자동차 생산의 종합 예술이죠. 자동차 생산의 가동률을 좌우하는 게 도장입니다.”

현대모비스 알라배마 공장 내 자동차 범퍼 생산 라인. 육중한 기계가 범퍼를 다듬고 칠하고 말리는 작업을 쉼 없이 수행하고 있었다. 마치 모형에 물감을 칠하듯 단순하리라 생각했던 예상과 크게 달랐다. 복잡한 공정과 세심한 ‘손끝’을 요하는, ‘종합예술’이란 표현이 허투루 나온 게 아니었다.

최근 방문한 현대모비스 알라배마 공장에는 인근 현대ㆍ기아자동차 공장에 납품할 플라스틱 범퍼 생산이 한창이었다. 두 줄로 배치된 총 17대의 사출기에선 플라스틱 범퍼가 날것 그대로 쏟아졌다. 이 공정의 꽃은 바로 도장 작업. 생산된 플라스틱 범퍼에 색을 입히는 공정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별로, 또 모델별로 색상이 다르다. 특히 최근엔 소비자 수요가 다양해지면서 점차 요구하는 색상도 늘어나는 추세. 차체 색상과 동일해야 하기 때문에 완성차업체와 긴밀한 협조도 필수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워낙 공정도 복잡하고 섬세한 작업을 요하기 때문에 도장을 자동차의 ‘종합예술’이라 부른다”고 전했다.

사출된 플라스틱 범퍼가 수세 공정을 거치자 매끄럽게 표면이 정리됐다. 이어 또 다른 기계가 범퍼에 고열을 가하기 시작했다. 화염처리를 해 도료가 잘 붙도록 하는 작업이다. 이후 기본 바탕색을 한번 칠해주고 다시 고객이 원하는 색상이 더해졌다. 이를 또다시 고열로 건조하고, 말리는 작업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표면에 니스칠을 더하는 상도 작업까지 거치자 말끔하게 ‘옷’을 입은 범퍼가 완성됐다.

특이한 건 다른 부품 생산과 달리 범퍼 공정은 ‘저스트 인 시퀀스’ 방식으로 제작되지 않는다는 점. 현대모비스 알라배마 공장은 현 24시간 풀가동되는 완성차 공장에 실시간으로 부품을 납품하는 ‘저스트 인 시퀀스’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차량 제작순서에 맞춰 부품을 납품하는 방식. 예를 들어 완성차가 빨간색 쏘나타 고급사양, 검은색 싼타페 일반사양 순으로 차량을 만든다면, 부품도 그 순서에 따라 납품하는 식이다. 하지만 도장 공정만은 예외.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수시로 색상을 교체할 수 없기 때문에 1개 색상별로 40대가량 생산하고서 색상을 교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24시간 생산체제에 돌입하면서 미국 내 현대ㆍ기아차 대부분이 100% 이상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지만, 범퍼 도장 공정은 80% 대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품질 관리도 까다롭고 생산 과정이 복잡하다는 의미이다. 

현대모비스 미국 알라배마 공장 내 직원이 플라스틱 범퍼 생산 라인에서 범퍼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범퍼 라인 옆 모듈 생산 라인도 손길이 분주했다. 운전석에 들어갈 37개의 부품을 미리 조립해 모듈 형태로 완성차 공장에 공급하는 공정이다. 시간 당 73대의 운전석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완성된 모듈을 각종 와이어와 연결하자 실제 차가 운행될 때와 동일하게 계기판에 불이 들어왔다. 가상으로 주행과 동일한 환경을 만들어 모듈 단계에서 종합 검사를 하는 과정이다.

현대모비스는 미국 내 현대ㆍ기아차 판매 증가에 따라 올해 품질 관리에 한층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미국 내 현대ㆍ기아차가 24시간 가동 체제에 돌입하면서 부품 품질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단계마다 철저한 검사로 현대모비스의 품질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라배마(미국)=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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