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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가요계결산②]그야말로 다사다난, 환희와 충격 사이
다사다난(多事多難), 여러 가지로 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음을 일컫는 사자성어. 2013년 가요계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꼭 이렇다.

'가왕(歌王)' 조용필을 필두로 이승철, 이문세, 신승훈, 이적 등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가요계의 완성도를 한층 더 높였다. 이들은 모두 음원차트, 음악프로그램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둬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뿐만 아니라 남성그룹 버스커버스커가 새 음반에 수록된 전곡을 음원차트 상위권에 줄 세우는 기이한 현상을 빚어냈는가 하면, 지난해 내놓은 곡 역시 1위에 올려버리는 전에 없던 기록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아울러 '빠빠빠' 신드롬을 몰고 온 걸그룹 크레용팝과 아이돌의 홍수에도 굳건히 음반 100만 장 돌파 기염을 토한 엑소(EXO)도 모두 2013년 가요계를 빛낸 인물들이다.

그러나 유난히 어려움도, 탈도 많았던 해인 것은 분명하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남성 가수들의 성실하지 못한 군 복무 행태는 국민의 분노를 사기 충분했고, 잊을만 하면 떠오르는 도박 사건도 벌어졌다.


★ "결국 '연예병사'는 공중분해"

지난 6월, 여름의 초입에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이 등장했다. SBS 교양프로그램 '현장21'에서는 '연예병사'들의 군 복무 실태를 만천하에 알렸다. '연예 병사들의 화려한 외출 불편한 진실'이라는 타이틀 아래 가수와 배우 등으로 활약했던 연예인들의 '말도 안 되는' 군 복무 실태를 적나라하게 담아낸 것.

6·25전쟁을 상기하기 위해 마련된 공연을 마친 연예병사들은 식사 자리에서 술을 곁들인 것은 물론, 일부 안마시술소를 방문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해 시청자들의 눈을 의심하게 했다. 특히 이를 두고 국방부는 "치료의 목적"이라고 해명해 국민의 분노를 배가시켰다. 말 그대로 '눈 가리고 아웅'식이었던 국방부는 대중들의 날카로운 시선에 '연예 병사' 제도 자체를 없애기로 했다. 마지막 '연예 병사'들의 외출은 매우 화려했던 것으로 기억되리라.


★ "파트너는 영원한 파트너?"

연예계 도박 사건은 올해도 어김없이 터졌다. 특히 남성듀오 컨츄리꼬꼬는 신정환에 이어 탁재훈마저 불법 도박 혐의로 구형을 선고받았다. 탁재훈은 휴대전화 사설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이 확정됐다.

여기엔 가수 토니안과 앤디도 있다. 토니안은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앤디는 상대적으로 배팅 금액이 적어 벌금 500만원에 그쳤다.

도박 사건으로 활동을 잠정 중단한 신정환으로 인해 파트너 없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응원을 받았던 탁재훈 역시 도박 사건으로 세상과 멀어지게 됐다. 아울러 '1세대 아이돌'의 나락도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징역 구형과는 별개로 '쇼크'인 사건도 있었다. 전설 속에 존재하는 듯한 서태지는 배우 이은성과의 결혼 소식을 전하며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고, '삼촌들의 로망'인 미쓰에이 수지와 에프엑스 설리는 각각 배우 성준과 다이나믹 듀오 최자와의 다정한 모습이 포착돼 오빠들을 울렸다.


★ "우리 결혼해요~"

그의 소식은 늘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준다. 이번에도 그랬다. 서태지는 지난 5월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이은성과의 결혼한다고 알렸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나의 짝을 찾았다. 그 사람과 결혼을 하려고 한다"고 말문을 연 그는 이은성과 운명처럼 만났고 그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낸다는 현재의 심경도 덧붙였다.

현재 두 사람은 서울 평창동에 마련된 자택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거주하고 있다.


★ "가지마 가지마 가지마"

단순 해프닝으로 막을 내리긴 했지만 이 소식 역시 충격은 만만치 않았다. 서태지가 여성 팬들을 울렸다면, 수지와 설리는 수많은 남성 팬들을 속상하게 했다.

설리는 최자와 다정히 길을 걷는 모습이 찍힌 사진 한 장으로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손을 잡고 산책을 하고, 소탈하게 술잔을 기울이는 등 두 사람의 모습은 심상치 않았지만, 이후 양 소속사 측은 "친한 오빠 동생 사이일 뿐, 연인 관계는 아니다"고 일축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수지 역시 성준과 어깨동무를 하는 모습으로 이목을 끌었다. 종영된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작품을 통해 친해졌고, 동료로 허물없이 지낸다는 것이 소속사의 입장이다.

풍성한 가요계가 존재한 만큼 이면엔 안타까움도 존재했다. 표절 의혹, 힙합 가수들끼리의 날 선 '디스전'이 그것이다.


★ "장르의 유사성일 뿐"

케이블채널 엠넷(Mnet) '슈퍼스타K4' 우승자 로이킴은 등장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는 올봄 CJ E&M 음악사업부와 손잡고 '봄봄봄'을 내놨다. 음원차트는 물론 음악프로그램에서도 단숨에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어쿠스틱 레인의 '러브 이즈 캐논(Love is canon)'과의 표절 의혹에 휩싸이면서 인기의 중심에서, 금세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CJ E&M 음악사업부는 표절이 아니라는 입장을 굳건히 했고, "'러브 이즈 캐논'의 우쿨렐레 버젼은 한국저작권협회 공식 확인 결과 로이킴의 '봄봄봄'이 저작권 등록된 2013년 4월 22일 이후인 2013년 5월 15일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며 "로이킴의 '봄봄봄'은 상기 곡의 유사 논란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갖은 고충을 겪은 로이킴은 지난 8월 학업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현재 소속사를 물색 중인 상태다.

아이유 역시 피해가지 못했다. 최근 내놓은 음반 타이틀 곡 '분홍신'이 넥타(Nekta)의 '히어스 어스(Here's Us)'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소속사 측은 곡의 코드 하나하나를 짚어내며 표절이 아니라는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자유로가요제에 참가한 프라이머리 역시 박명수와 호흡을 맞춘 '아이 갓 씨(I Got C)'로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네덜란드 출신 가수 카로 에메랄드의 '리퀴드 런치'를 베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이 역시 소속사 측은 "장르의 유사성"을 근거로 일축했다.


★ "자~ 컨트롤비트 다운받아 볼까"

지난 7월 쌈디와 이센스로 구성된 슈프림팀은 사라졌다. 이센스가 소속사와 전속 계약을 해지, 솔로로 활동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 슈프림팀의 와해는 안타까웠지만, 각자의 길을 가겠다는 두 사람을 팬들은 응원했다. 훈훈한 마무리인가 싶었으나, 그것도 잠시 이센스는 이내 전 소속사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전 멤버 쌈디와 다이나믹 듀오 개코, 스윙스가 합류하면서 힙합의 '디스전'은 과열 양상을 띠었다. '디스(Diss)'는 타인을 폄하하는 행동을 일컫는 말로, 'disrespect'에서 나왔다. 랩으로 상대를 비웃는 행위로 힙합에서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들의 꼬리에 꼬리를 문 디스전은 '문화'라는 본질을 잃고 서서히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비방으로 치달아 결국 힙합 팬들에게 마저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마무리됐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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