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靑 “노조반발 예견... 밀리면 아무것도 못한다"강경... 떨어지는 지지율은 고민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수서발 KTX노선 자회사 분리로 촉발된 철도노사간 갈등이 지난 22일 민주노총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계기로 노동계 전체의 문제로 비화하면서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야 하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민노총이 “정권 퇴진운동”으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데다, 야당이 노동계의 주장에 적극 동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철도파업을 용납할 수 없다는 청와대의 의지는 18년만에 처음으로 민노총 사무실에 대한 공권력 투입하는 강수를 둘만큼 강경하다. 특히 내년부터 강력한 공기업개혁을 예고한데다 통상임금과 정년연장 등 굵직굵직한 노동현안이 대기하고 있어 박근혜정부로서는 물러설 수 없는 배수진을 쳐야 하는 상황이다.

여권과 청와대 주변에선 이번 철도파업 문제를 단순히 민영화를 하고 안하고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번 철도파업 문제를 어떻게 푸냐에 따라 내년 정국운영의 방향이 달라질 것이다”며 “긴 싸움이 되더라도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사안이다”고 말했다. 이번 철도 파업이 내년 노사관계는 물론 ‘박근혜식 개혁’의 방향을 점칠 수 있는 가늠자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대법원의 판례로 통상임금과 관련한 임단협은 내년 정국의 최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게다가 내년엔 박근혜 대통령이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역설했던 공기업의 방만운영과 부실에 대한 강도높은 개혁도 예고돼 있다.

여권 한 고위 관계자도 “내년 국정운영의 한축이 공기업이 갖고 있던 비정상적인 기득권을 없애는 것”이라며 “이번 철도파업 역시 기존의 밥그릇을 뺏는 과정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이번에 밀리면 내년 개혁은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또 다른 관계자도 “이 정도의 난관을 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할 수 있다. 이번엔 다를 것이다”고 말했다. 대선 1년째인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당직자들과의 오찬에서 “우물을 팔 때 아흔아홉 길을 파도 나머지 한길을 포기하면 물을 만날 수 없다. 아흔아홉 길 팠던 것도 모두 허투루 된다”며 “기회가 왔을 때 더 열심히 일하자”고 말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특히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정부, 정치권, 사법부는 물론 기업, 노사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비정상적 기득권이 있다면 내려놓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과제의 숫자와 상관없이 하나라도 비정상적의 뿌리가 완전히 뽑힐 때까지 끝까지 추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해 이번 철도파업을 어중간한 선에서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철도파업은 청와대의 정국운영에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여론 역시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철도파업에 발목이 잡힌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대중ㆍ노무현ㆍ이명박정권에서도 철도민영화를 초반부터 의제에 올랐지만 실패했다. 실제 지난 20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48%로 불과 일주일만에 6%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부정적 평가 이유 중 하나인 ’철도 민영화 논란‘은 전주 3%에서 14%로 큰 폭으로 상승해 철도파업이 직접적으로 박 대통령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hanimom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