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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미니 테이퍼링”…버냉키의 결자해지
내년 1월 퇴임 앞둔 버냉키 마지막 한수
경기회복·고용개선 판단…양적완화 축소

세계 경제 패러다임 ‘긴축’ 선회는 미지수
“향후 수년간 대혼란의 시기” 우려도



내년 1월 퇴임을 앞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결자해지’의 용단을 내렸다.

미니 테이퍼링(소규모 양적 완화 축소)을 통해 양적 완화(QE) 출구 전략을 시작하면서도, 초저금리 장기 유지를 시사하는 등 ‘비둘기파’적인 행보에 시장은 연방 ‘생큐 버냉키’를 연발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대공황 이후 사상 최악의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에 ‘양적 완화(QE)’라는 긴급 처방을 내리고 3조달러에 달하는 유동성을 무차별 살포했던 ‘헬리콥터 벤’ 이 출구 전략을 선언한 것이다.

최근 거듭된 미국 경제 회복에 자신감을 얻은 버냉키 의장은 마침내 테이퍼링(양적 완화 단계 축소)에 착수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듯하다.


실제로 미국 경제는 2009년 3월 그가 처음 양적 완화(QE1)를 도입하기 직전 -8.3%까지 추락했으나 올해 3분기엔 3.6% 성장을 기록하는 등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미국 증시도 양적 완화 4년간 165%(S&P 500지수)나 치솟으며 글로벌 투자자들을 미국 시장으로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FOMC 이후 가진 그의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내년 각종 결과에 실망한다면 한두 차례 회의는 (양적 완화 추가 축소 없이) 건너뛸 수도 있을 것이고, 상황이 더 나아진다면 (테이퍼링) 속도를 더 빨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가 지금처럼 개선세를 보인다면 내년 8차례 열리는 FOMC 회의에서 100억달러 안팎의 테이퍼링이 계속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지속된 초완화의 단맛에 젖어 있던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단기간에 완연한 ‘긴축’으로 선회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막대한 유동성 공급 없이도 세계 경제가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버냉키는 특히 이번 FOMC에서 자산 매입 규모는 축소했지만 현행 제로금리(0~0.25%)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미국 경제가 완전히 출구를 벗어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버냉키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Fed의 장기 목표인 2% 아래에 머물 경우 실업률이 6.5%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너무 낮은 수준에서 계속 머물러 있지 않도록 필요하다면 가능한 모든 대책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해 초저금리 정책 기조 유지를 통한 경기 부양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에 그치는 등 물가가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도 당분간 저금리 기조 유지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조지프 가농 전 Fed 이코노미스트는 BBC에 Fed가 기준금리 4%, 인플레이션 2%를 가리키는 ‘오래된 세계’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며 “향후 수년은 대혼란을 위한 처방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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