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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 · 달러 환율 5년만에 최고<104엔 상향 돌파>…신흥국 ‘6월 악몽<양적완화 축소 시사…금융시장 요동>’ 재연 공포
달러화 강세…亞금융시장 불확실성 확산
美 10년물 국채금리 ‘3% 턱밑’ 상승압박
엔저 심화…한국기업 경쟁력 약화 우려

브라질 헤알화·인도 루피 잇단 평가절하
내년 선진국·신흥국 ‘脫동조화’ 심해질듯
FT “태국·필리핀 등 퍼펙트스톰 올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마침내 ‘출구’의 빗장을 풀었다.

지난 5월 벤 버냉키 Fed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로 휘청였던 아시아 주식시장은 ‘미니 테이퍼링(양적완화 소규모 축소)’에 대한 안도감과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에 19일 일제히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미국의 ‘돈줄 죄기’가 본격화될 경우 달러화 강세와 금리 상승 등의 부작용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외환시장에서의 충격은 이미 시작됐다. 18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104.36엔까지 치솟아 5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3% 턱밑까지 올라왔다.

이 때문에 신흥국은 테이퍼링이 개시되면 전 세계 자금이 미국으로 흡수되면서 지난 6월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닌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적완화(QE)는 두통을 제거했지만, 우리는 진통제에 중독됐다”면서 “Fed의 테이퍼링 결정은 글로벌 시장에 터닝포인트(전환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强달러ㆍ금리상승 최대 복병=Fed의 테이퍼링 결정에 가장 빠르게 반응한 것은 엔화였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4.36엔으로 거래되면서 전날보다 1.39엔 급등했다. 달러대비 엔화 가치가 1.3% 이상 급락한 것이다. 미국이 자산 매입을 축소하면 달러표시 자산의 매력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띠게 된다. 

엔저 심화는 한국 경제에도 치명적이다. 자동차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 약화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관련 당국은 필요 시 선제적인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테이퍼링발 금융시장 불확실성의 최대 복병은 금리다. 그동안 채권시장을 지탱해온 Fed가 테이퍼링 실시로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면 국채수익률은 상승압력(가격하락)을 받게 된다.

미국 국채 절반가량을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국채금리의 급격한 상승은 글로벌 투자자산 가치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아갈 수 있다.

실제로 이날 미국 국채수익률은 가파르게 치솟았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4bp 오른 2.884%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도 3bp 오른 3.895%를 나타냈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테이퍼링 조치로 내년 10년물 국채금리가 3.5%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선진국 vs 신흥국 양극화=미국의 출구전략으로 내년 선진국과 신흥국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경제는 완만한 경제성장을 유지하겠지만 신흥국은 테이퍼링발 불확실성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버냉키의 빗장은 신흥국에 꽂혔다. 19일 신흥국 통화는 Fed의 테이퍼링 착수 소식에 일제히 하락으로 출발했다. 달러 대비 브라질 헤알화는 0.51%, 인도 루피는 0.14%, 인도네시아 루피아 0.35% 각각 평가절하됐다.

신흥국은 경상수지 적자 등 외부 요인에 취약해 양적완화가 축소되면 자본유출 심화→ 주식ㆍ외환시장 위축→ 경기 전반 냉각이라는 악순환에 빠질수 있다.

FT는 최근 테이퍼링 취약국으로 브라질, 인도, 터키,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지목하고 특히 “동남아의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은 내년 ‘퍼펙트스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설상가상으로 신흥국의 통화정책이 고전적인 ‘삼중 딜레마(Trilemma)’에 빠진 점도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미국 출구전략에 대비해 자본유출을 막을 통화정책을 펴야 하지만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변동환율제 ▷통화정책 독립성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없는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반면 선진국은 미국을 필두로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개선되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는 내년 선진국 경제에 대해 “견고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IMF는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3.6%로 전망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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