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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데이터> “암초 드러난 한국경제 타격 불가피”
한국경제 영향은
펀더멘털 약한 신흥국 흔들리면
수출중심 실물경제 악영향 우려
기초체력 탄탄불구 본격시험대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한국경제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다른 신흥국들과 달리 견조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우리나라가 특히 수출 중심의 실물경제에서 본격적으로 ‘맨몸 테스트’에 들어가게 됐다는 분석이다.

▶“암초 드러나 韓경제 타격 불가피”=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19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내년 세계 경제는 최대 고비를 맞을 것”이라며 “양적완화 축소가 세계 경제의 암초를 제거한 게 아니라 암초를 숨긴 물을 빼낸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암초가 보이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이 강소국이므로 한국도 거시정책 측면에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등이 1차적으로 타격을 받고 한국도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세계 거대 경제권들이 일제히 수출은 확대하고 수입을 줄이는 모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선진국 수출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만만치 않다. 일자리 창출이 필요한 미국은 수출 확대로 제조업 성장을 유도하려고 하고, 유럽은 지출 감축을 통해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하기 시작했으며 일본은 엔화 약세를 장기 고집하며 수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외환시장의 안정성이 국제적으로 재인정을 받을 경우 원화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 이럴 경우 우리 수출기업의 채산성 타격이 장기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 경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이 외환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물론 한국이 내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도 불구하고 원화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정부가 내년부터 성장에 있어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를 통한 성장에 방점을 둘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현 부총리는 “내년 대외 경제여건을 보면 상하방 리스크가 공존하는 녹록지 않은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韓 펀더멘털’검증대=양적완화 축소는 일단 경제와 금융시장의 펀더멘털이 취약한 신흥시장국을 중심으로 자본이 대거 유출되는 상황을 야기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과 견줘 기초여건이 튼튼하기 때문에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할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지난달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3450억달러로 사상 최대, 전체 대외 채무에서 단기 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7.1%로 1999년 6월(27.0%) 이후 가장 낮다. 무엇보다 견고한 수출 신장세에 힘입어 경상수지는 지난 10월 95억1000만달러 흑자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2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문제는 신흥국이 우리의 주요 교역국이란 점에서 한국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만 쳐도 비중이 40%, 남미까지 범주를 넓히면 70%에 달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신흥국이 흔들리면 한국 경제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회복이 한국의 수출 확대로 이어져 향후 수출 경기가 낙관적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미국의 테이퍼링 결정에 경기회복 자신감이 반영됐다고 해석함에 따라 수출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의 선순환이 실물경제에도 고무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남현·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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