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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직연금 · 연금저축…‘100세 펀드’ 전성시대
전문가가 말하는 자산관리 포인트
12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사실 한 달 혹은 한 해가 우리에게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한 달은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일 뿐이고, 한 해는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일 뿐이다. 그러니 지구가 태양을 또 한 바퀴 돌았다고 허전해할 이유는 없다. 우리 시간은 그런 천문 현상과 상관없이 연속적이다. 그럼에도 많은 것이 일 년을 주기로 정리되고 시작되는 것이 인간사다.

돌이켜보면 올해 금융시장은 아쉬움이 가득하다. 주식시장은 일 년 내내 등락을 반복했지만, 지구가 1년 전 그 자리로 다시 돌아오듯 지수 역시 결국 제자리로 돌아왔다. 지난주 기준으로 코스피지수는 연초 지수와 불과 30포인트 정도 차이를 보이며 1%가량 하락했다. 1년 동안 수많은 우여곡절을 거친 것치고는 좀 허무하다. 주식시장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채권시장에 기대를 걸어볼 만했지만, 채권금리는 오히려 연초 이후 꾸준히 상승(채권 가격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의 속을 태웠다.

주요 금융시장이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이들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시장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연초 대비 11조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95조원에 달했던 설정액이 83조원대로 줄어들었다. 그나마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이 연초 대비 9조원가량 증가했지만, 재투자금액을 제외한 실질 유입액은 2조원가량에 그쳐 1년 성과치고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렇듯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대부분 펀드 유형의 올해 실적이 좋지 못했지만, 개별 테마별로 살펴보면 연중 꾸준히 자금이 유입된 펀드도 있다. 퇴직연금펀드, 연금저축펀드, 월지급식 펀드, 라이프사이클펀드 등은 연초 대비 각각 1조2000억원, 5300억원, 2700억원, 700억원이 증가했다. 이들 펀드의 공통점은 이른바 ‘100세 시대 펀드’들이란 점이다. 즉 은퇴 후 노후생활이 길어짐에 따라 이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주목받는 펀드들인 것이다.

금융시장과 펀드시장의 부진에도 소위 100세 시대와 관련된 펀드들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시대 흐름이 크게 작용했다.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와 베이비부머의 대규모 은퇴, 길어진 노후, 부실한 노후 준비 현황 등이 맞물리면서 100세 시대 펀드들이 금융시장의 흐름과 상관없이 꾸준히 주목을 받은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국면마다 흐름을 달리하는 금융시장이 아닌,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큰 시대 흐름인 고령화와 맞닿은 펀드들이란 점에서 현재와 같은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의 부침과 상관없이 이들 유형의 펀드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1~2년 준비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노후 준비가 아닌 만큼 보다 긴 시간과 호흡으로 이들 유형의 펀드에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한 굳이 펀드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투자 성향과 여건에 맞는 여타 유형의 금융상품을 활용해 노후 준비에 신경 써야 한다. 이미 많은 사람이 이에 대비하고 있음을 2013년 펀드시장이 보여줬다.

서동필 연구위원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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