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양적완화 5년…엇갈린 평가
긍정적 평가 비둘기파美 막대한 유동성 덕에 경제성장
다우 등 증시 급등…물가도 안정세
부정적 평가 매파
저금리 영향 예금자들 수익 축소
위험 투자 심화…인플레 위험도
‘지난 5년 간의 달러살포 대장정이 막을 내릴 것인가’
‘무한 QE(QE infinity)’로 일컬어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출구가 임박한 가운데, 지난 5년 간의 Fed 초완화 정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5년 간의 저리 자금(cheap money) 이후, 글로벌 시장은 딕테이퍼(12월 양적완화 축소)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ed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자 대규모 자산매입을 단행해 3조달러에 육박한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다.
이 때문에 Fed의 총자산은 2008년 9월 9억1000만달러에서 올 12월 현재 3조9900억달러로 4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24%에 달하는 것으로, 세계 4위 경제대국 독일의 경제 규모보다도 크다.
Fed의 양적완화에 대한 평가는 상반된다. 비둘기파는 “QE가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라고 단언한다. 미국 증시는 Fed의 막대한 유동성과 함께 동반 성장했고, 물가상승률은 1%대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P500지수는 2009년 676.53에서 올해 1779.3로 164% 뛰었다. 반면 지난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2%로 나타나 5년 전 물가상승률인 1.1%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같은 물가상승률은 Fed의 정책 목표인 2%에도 훨씬 못 미쳐 양적완화 지속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정크본드(투자 부적격 등급 채권) 채무 불이행은 0.5%에 불과했다. 이는 역대 평균 5.3%와 비교할 때 도산 위기의 기업이 그만큼 회생할 수 있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매파 진영은 “QE가 불평등을 가중시켰다”고 날을 세운다. Fed의 초저금리 기조가 현금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수익을 축소시켰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도 초 완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재무부는 17일 낸 연례 금융점검보고서에서 “(초 완화 기조 하에서) 위험 감수 투자가 심화하고 초고속 거래도 갈수록 활발하다”면서 이 때문에 “금리가 갑자기 뛰는 것이 금융 시스템에 대한 주요 위협이 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미 국채와 달러 위상이 흔들리지 말란 법도 없다”고 경고했다.
또 상원금융위원장을 역임한 5선의 리처드 셸비 상원의원은 “Fed의 초 완화가 전례 없는 것”이라면서 “인플레가 촉발될 실질적 위험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셸비는 “Fed가 독립 기구이지만 (필요하면) 정책을 점검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