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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에 부는 훈훈한 ‘밥솥 한류’
쿠쿠전자 매출 작년比 150% 급증
리홈쿠첸 고가불구 월5000대 판매

‘스마트쿠커’등 종합요리기구 출시
현지화·고급화…현지인 사로잡아



밥솥업계가 중국에 이어 러시아에서도 승승장구하며 큰 폭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의 대안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점령하겠다’던 올 초의 선언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18일 쿠쿠전자와 리홈쿠첸에 따르면 두 회사는 올해 러시아에서 큰 폭의 매출 신장을 이뤘다.

쿠쿠전자가 올 한해 러시아에서 밥솥을 팔아 올린 매출은 약 1500만달러(약 16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러시아 매출 600만달러에 비해 150%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지난 2003년 러시아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9년에 걸쳐 힘겹게 쌓아올린 매출 상승분 이상을 올 한 해 동안 팔아치운 것이다. 쿠쿠전자는 러시아에 자사의 브랜드로 직접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러시아 최대 가전업체인 보르크(Bork)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계약을 맺고 제품을 수출하는 리홈쿠첸 관계자 역시 “올해 수출 전망치가 4000만달러(약 420억원) 정도인데, 러시아 시장 전망이 좋아 수출의 절반 이상이 이곳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리홈쿠첸의 밥솥은 러시아에서 15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지만 한 달에만 5000대가량이 팔린 기록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우리 밥솥이 러시아라는 이국땅에서 인기를 끈 데에는 ‘현지화’와 ‘고급화’ 전략이 한몫을 했다.

러시아 현지에서 쿠쿠전자와 리홈쿠첸의 제품은 밥솥이 아닌 ‘멀티프레셔 쿠커’ ‘스마트 쿠커’ 등의 명칭으로 판매된다. 밥이 주식이 아닌 동유럽 국가의 특성에 맞게 종합 요리기구로 제품을 포지셔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리홈 쿠첸은 제품 사용설명서에 제품을 활용해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요리 레시피를 기본으로 탑재했다. 또 국내에서 판매되는 프리미엄 제품의 기술과 디자인을 러시아시장에도 도입, 스마트폰 NFC(Near Field Communicationㆍ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을 이용해 요리방법과 재료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쿠쿠전자 역시 영양소 파괴와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에너지세이빙’ 기술 등을 현지 제품에 탑재했다. 더불어 러시아 파워블로거를 초청해 자사의 쿠커를 이용한 요리 시연회를 여는 등 ‘얼리어답터 사로잡기’에도 나섰다.

밥솥업계는 러시아 현지 마케팅 강화를 통해 내년에는 매출 신장률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러시아 최대 양판점인 미디어마켓(Media Markt)에 이어 엠비디오(M-video)에도 제품을 들여놓을 계획” 이라며 “유통채널을 확장해 내년에도 매출을 33%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쿠쿠전자의 제품이 러시아에서 인기를 끌면서 필립스 등의 경쟁브랜드로부터 거래 제안도 들어오고 있어 거래처 확대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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