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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제조 자존심 지키겠다”
고희맞은 한국도자기 김영신 대표의 ‘제2의 선언’
프라우나 - 대중명품 - 중저가
브랜드 진용 새판 짜기나서
외산에 뺏긴 국내시장 지키고
해외선 고급 전통자기로 공략


70살 한국도자기가 내수시장 지키기와 함께 글로벌화 전략을 동시에 꺼내들었다.

현재 도자기 내수시장은 원가경쟁력과 브랜드를 무기로 한 해외 유명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유명 브랜드이긴 하지만 중국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대행생산(OEM)해 조달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한국도자기는 이에 대응해 고가 ‘프라우나’ 외 대중명품, 중저가 브랜드를 추가로 출범시켜 젊은 층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영신(51) 한국도자기 사장(대표)은 17일 “우리는 세계 최고의 원료를 써서 세계 최고 품질의 본차이나를 국내에서 직접 제조하는 회사”라며 “창립 71주년이 되는 내년, 내수시장을 지켜내고 자체 브랜드로 해외에 진출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한국도자기가 결코 글로벌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미 십수년 전부터 세계 유명 도자기회사들의 제품을 생산대행 해온 것을 비롯해 자체 브랜드 ‘프라우나’의 성공 사례도 갖고 있다. 프라우나는 영국 왕실 해러즈백화점 등에 입점(2010년)해 있다.

하지만 김영신 사장이 생각하는 글로벌화는 ▷자체 브랜드의 식기류가 ▷선진국 중산층의 가정에서 널리 사용되는 상태를 말한다. 

김영신 한국도자기 사장이 중동의 오만에서 대량 주문을 받은 한국 전통문양이 들어간 도자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일단 브랜드 진용을 다시 짠다는 계획이다. 프라우나-한국도자기로 이원화된 브랜드 라인 사이에 대중명품급 브랜드를 추가하고, 한국도자기 아래에는 중저가 브랜드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가나아트센터와 함께 젊은 작가들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제품군 ‘얍(YAPㆍYoung Artists Project)’을 선보인 것도 이의 일환이다. 연작으로 이어질 얍은 첫 작품으로 김지평, 김태중, 마리킴, 찰스장 등 가나아트 소속 신진작가 4명의 팝아트 회화를 도자기에 표현해 음식을 담는 그릇인 동시에 실내장식용 오브제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김 사장은 “해외는 높아진 국가 브랜드와 한국식품(K-푸드) 관련 전시회 등을 적극 활용해 공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도자기는 서양 본차이나 제조업체지만, 청자에서 분청사기 백자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도자예술의 깊은 전통을 접목해 세계화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실제 중동의 오만 왕실은 한국미가 물씬 나는 도자제품을 최근 대량 주문해 왔다. 특히, 한류문화로 한국적인 문양(패턴)이 들어간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점을 감안, 한국 전통자기의 멋을 살린 본차이나 제품으로 해외에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절박함은 우리나라가 도자기 종주국이나 다름없는 전통과 역사성을 가진 것을 감안하면 현재의 시장구도는 식민지나 다름없다는 인식이 바탕이 됐다.

이런 면에서 국내 제조 원칙은 확고하다. 다른 업체들이 원가경쟁력 문제로 다 동남아로 나가거나 외주(OEM)로 전환해도 한국도자기만은 ‘국내 제조’ 원칙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인건비와 에너지비용을 감안하면 인도네시아 태국 등 해외이전 유혹이 없는 건 아니었다”며 “회사 설립정신이 직원을 가족으로 여기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이어서 이를 굳게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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