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타계로 이스라엘에 불똥이 튀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억압 정책이 남아공 백인 소수 정권이 행했던 인종 차별 정책(아파르트헤이트)과 비견되면서 국제 사회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거부 운동(보이콧)이 일고 있다.
이스라엘 논평가 체미 샬레브는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를 통해 “팔레스타인이 주도하는 ‘보이콧, 투자 회수, 제재 조치(BDS)’ 운동이 최근 수일간 급증했다”고 밝혔다.
BDS 운동 지지자들은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사실이 남아공 백인 정권과 유사하다며 식민지,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을 쓰고 있다고 주장한다.
샬레브는 네덜란드의 물 공급회사 비텐스가 이스라엘 기업 메코로트와 거래를 끊고 캐나다 최대 개신교회가 이스라엘 3개 업체에 대해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는 것을 예로 들었다.
또 루마니아 정부는 건설 인력의 이스라엘 추가 파견을 거부했고 영국 정부는 이스라엘 정착촌과 관계된 금융에 위험이 따를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손을 떼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동맹국인 미국에서도 보이콧이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문화ㆍ역사학자 5000여명이 모인 아메리카학회(ASA)는 최근 투표를 실시해 이스라엘 대학, 학회들과 교류를 끊기로 했다.
ASA는 미국 학계에서 이스라엘 보이콧을 선언한 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크다.
ASA 측은 “학문의 자유를 빼앗긴 학자 및 학생들과의 연대 차원에서 이번 결정을 내렸다”면서 “팔레스타인 사람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학문의 자유가 주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학자와 학생들을 억압한 것은 국제법과 유엔(UN) 결의를 위반한 행위”라며 “인권을 유린한 국가의 정책에 이스라엘 학계도 동참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보이콧이 확산됨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안드레아스 레이니케 중동평화협상 유럽연합(EU) 대표는 이스라엘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레이블을 부착해 식별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국가가 지난해 2월 2개에서 이달 초 14개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평화 협상이 실패하면 이같은 움직임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보이콧에 대해 “이스라엘의 장기적 안보와 생존에 가장 심각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