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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속자들’은 “3040 여성들의 힐링 로맨스”
#1. “그동안 수목요일은 퇴근만 하면 ‘상속자들’을 보는 날이었어요. ‘상속자들’을 보지 않으면 회사에 가서 대화가 안돼요. 여자 상사들과의 이야깃거리를 찾으려 한 회도 빼놓지 않고 봅니다.”(28세 금융업계 종사자 男 김모씨)

#2. “‘상속자들은 하이틴 로맨스가 아니라 3040 여성들의 힐링 로맨스에요.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지 않나요?”(30세 언론계 종사자 女 박모씨)

10대부터 40대까지 열광했다. 김은숙 작가와 꽃미남 배우들의 만남은 마지막회 25.6%(닐슨코리아 집계)까지 시청률이 치솟으며 안방을 사로잡았다.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 얘기다.

시청률 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 12일 방송된 ’상속자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의 마지막회는 1회 시청률이 기록한 9.9%보다 2배 이상 상승한 수치로 종영했다. 특히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주 시청자 층은 여자40대(16.7%), 여자30대(13.6%), 여자10대(12.1%)로 나타났다. 10대 소녀팬부터 40대 중년여성까지 단번에 사로잡은 모습이었다.

’상속자들‘이 안방에서 여성 시청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었던 이유로 전문가들은 “흔하디 흔한 재벌가 남자와 캔디 스토리라는 도식적인 구성을 감각적인 대사와 연출로 빚어낸 김은숙 작가와 제작진의 저력”과 “이민호 김우빈 등 주조연 남자배우들과 여주인공 박신혜의 케미스트리”(하재근 대준문화평론가)를 꼽았다. 


실제로 그랬다. 많은 여성 시청자들은 인터넷 사이트 디시인사이드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대세배우‘들을 극찬했다. 특히 이민호와 김우빈의 상반된 매력은 여심을 뒤흔들었다. 섬세한 감정연기에 조각같은 비주얼의 이민호, 개성있는 마스크에 오감을 자극하는 최영도로 완벽하게 빙의한 김우빈은 안방의 최대 볼거리가 됐다. 그러니 애초에 ’사악한 하이틴 로맨스‘를 타이틀로 걸고 나온 이 드라마는 여성 시청자들 사이에서 “3040 힐링 로맨스”라는 반응까지 나오게 했다. ’캐스팅의 힘‘이었다.

김은숙 작가의 저력도 다시 한 번 증명됐다. 로맨틱코미디의 여왕 김은숙 작가는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오글거리게 여성들의 연애세포를 자극하는 언어로 또 한 번 ’김은숙 매직‘을 이어갔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평범한 여주인공과 다 가진 남주인공이라는 도식적인 설정을 도식적이지 않게 풀어낸 김은숙 작가의 필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며 “어록까지 만든 감각적인 대사들 역시 ’상속자들‘의 큰 힘이었다”고 설명했다.

방영 초반 학교폭력을 미화하는 고등학생들의 계급놀이부터 청소년들의 키스신까지 담아내며 논란 아닌 논란도 불러왔지만, 시대가 변하며 달라진 ’학원물‘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상속자들'은 격세지감 학원물의 대명사도 됐다. ’꽃보다 남자(2008)‘ 시절 고교생들의 키스신이 미치는 정서적 영향과 심의를 고려해 이민호와 구혜선의 입맞춤 장면이 햇살에 가려진 모습으로 담겼던 것을 감안한다면 기존의 학원물이 가졌던 모든 금기를 완전히 깨버린 셈이었다.

20회까지의 마라톤은 결국 1040 여성 시청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막을 내렸고, 제작사 화앤담픽처스 측은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상속자들’이 마지막을 알렸다”며 “그동안 시청자들께 완성도 높은 작품을 보여드리고자 배우들과 제작진들이 고군분투하며 최선을 다했다. ‘상속자들’을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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