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한국거래소가 지수옵션 시장에서 대규모 주문 실수를 한 한맥투자증권에 대해 매매거래와 채무인수를 중단시키면서 한맥투자증권이 사실상 증권사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특히 거래 상대방인 외국인과의 합의가 힘들어 한맥증권이 최악의 경우 파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은 사고 내용과 대응 상태, 회사 손실 등에 대해 검사에 착수했다.

한국거래소는 선물·옵션 동기만기일인 지난 12일 지수옵션 시장에서 대규모 주문 실수를 한 한맥투자증권에 대해 “회원사의 결제불이행이 시장 전체와 투자자에게 확산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매매거래와 채무인수 중단 조치를 취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한맥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 파생상품시장에서의 자기ㆍ위탁 매매가 중단됐다. 다만 기존 보유 포지션 해소를 위한 거래는 허용된다. 또 채무인수 중단 역시 보유 포지션 해소를 위한 거래만 가능하다.

한맥은 지난 12일 오전 9시 2분께 코스피200 12월물 지수 옵션시장에서 알고리즘(algorithm) 매매(차익거래 자동매매)를 하다가 실수로 시장 가격보다 현저히 낮거나 높은 가격에 매물을 쏟아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주문실수 사고 내용과 회사 대응 상태, 회사 손실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등에 대해 다각도로 검사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문실수가 고객의 위탁계좌가 아닌 증권사 고유계좌를 통해 체결됐기 때문에 착오거래로 인한 주문취소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거래가 이뤄진 상대계좌 대부분이 외국인 위탁계좌이고 수도 많아 합의가 힘들어 주문취소가 안될 경우 증권사가 손실을 모두 감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종 손실액은 따져봐야겠지만 460억~580억원으로 추정된다”면서 “한맥투자증권은 자산 1400억원에 부채 1200억원으로 자기자본이 200억원밖에 되지 않는 부분자본잠식 상태여서 결제불이행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한맥이 낸 착오거래에 따른 구제 신청이 받아들여지기 힘든데다 손실액이 자본금보다 훨씬 많아 파산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