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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매시장 ‘핫 이슈’ 전두환미술품, 연희동 걸려있던 이대원그림 얼마에 팔릴까?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검찰이 압류한 ‘전두환 미술품’이 큰 화제다. 침체된 국내 미술시장에 활기를 지펴주는 ‘핫(hot)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K옥션(대표 이상규)에서 열린 특별경매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국 씨가 수집한 미술품 80점이 400여명의 인파가 몰린 가운데 100% 낙찰됨에 따라 오는 18일 열릴 2차 경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에서 열릴 두번째 경매에도 미술품 컬렉터및 애호가가 또다시 열띤 반응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 거실에 걸려있던 고(故) 이대원 화백의 가로 194cm(120호 크기)의 회화 ‘농원’(추정가 3억~4억원)이 과연 얼마에 팔릴지가 큰 관심사다. TV 뉴스 등에 연희동 사저의 전두환 전 대통령 동정이 소개될 때마다 등장하곤 했던 이 작품은 이대원의 농원 시리즈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가로로 긴 화폭에 저 멀리 둥근 산과, 사과나무에, 연못까지 짜임새있게 구성돼 완결성있는 전성기 시절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두환 압류미술품 중 연희동 거실에 내걸렸던 이대원의 회화 농원. 120호. 1987년작. 3억~4억원. [사진제공= 서울옥션]

아울러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진경산수의 대가 겸재 정선의 ‘계상아회도’(추정가 1억~3억)도 관심을 표명하는 컬렉터들이 많아 경합이 예상되고 있다. 당초 서울옥션은 계상아회도를 비롯해 18세기와 19세기 조선시대 화가들의 작품이 두루 담긴 16폭짜리 화첩을 일괄로 경매에 부칠 예정이었으나 따로 따로 경매에 부치기로 결정했다. 이 화첩에는 겸재 정선의 걸작 ‘계상아회도’ 등 그림 5폭과 현재 심사정의 ‘송하관폭도’ 등 3폭이 포함돼 있다. 또 관아재 조영석, 표암 강세황, 호생관 최북, 북산 김수철 등 조선시대 거장 9명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전두환 압류미술품 조선시대 화첩. 왼쪽은 겸재 정선의 ‘계상아회도’, 오른쪽은 현재 심사정 ‘송하관폭도’. 화첩(총16점)의 작품이 따로 따로 경매에 부쳐진다. [사진제공=서울옥션]

서울옥션이 이날 경매에 부칠 압류 미술품은 155점. 80점(총 25억원)을 판매한 K옥션에 비해 2배에 가까운 규모다. 서울옥션 경매의 총예상 낙찰액은 30억원 규모이다.

경매에는 오치균의 풍경화를 비롯해 변종하, 김종학, 권순철, 최영림의 유화 등 근현대 주요작가들의 회화가 포함됐다. 또 배병우, 구본창 등 유명 사진가들의 작품도 경매에 부쳐진다. 미국 신표현주의를 대표하는 데이비드 살르의 유화 ‘무제’(122.1×107㎝), 이탈리아 트랜스아방가르드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밈모 팔라디노의 회화도 포함됐다. 

또 쩡판즈(중국), 장샤오강(중국), 프랜시스 베이컨(영국)의 판화도 경매에 부쳐진다. 이밖에 출판사 시공사가 출간한 ‘아르비방’에 소개됐던 작가인 권여현, 김근중, 조덕현, 정경연, 형진식 등 국내 주요 중견작가들의 작품도 출품됐다. 여기에 집안에서 오랫동안 보유했을 것으로 보이는 고미술품과 스페인의 유명 수제도자기 브랜드 ‘야도르’의 앤틱인형 ‘앤젤 오브 더 미러(Angel of the mirror)’(추정가 1000만원) 등도 새 주인을 찾아간다.

쩡판즈 판화 ‘마스크’. 추정가 500만~1500만원. [사진제공=서울옥션]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당초 전두환 일가가 소장해왔다는 작품의 이력이 어떻게 작용할지 미지수였는데 화제와 이슈가 별로 없는 미술시장에 ‘경로가 확실한 미술품'이란 점이 예상 외의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재국씨의 결혼을 축하하며 선물한 서예작품이 추정가의 10배에 달하는 2300만원에 낙찰되는 등 스토리가 있는 작품은 특히 선호도가 높은 것 같다. 경매에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실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이번 경매는 ‘대통령 일가가 수집한 작품’이란 화제성과 함께, 시증 유통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 금액에 추정가가 매겨져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실제로 경매 출품작을 선보이는 프리뷰에도 과거 경매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찾고 있어, 전두환 미술품 경매는 오랜 불황에 허덕여온 국내 미술시장에 하나의 전기를 만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학준 대표는 “내년까지 이어지는 이번 특별경매가 잘 진행돼 국가에 환수되는 금액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경매 출품작은 17일까지 평창동 서울옥션에서 미리 살펴볼 수 있다. 02-395-0330.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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