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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새누리당, 내부 쓴 소리에 먼저 귀 기울이길
민주당 양승조ㆍ장하나 의원의 박근혜 대통령 비난발언에 대한 새누리당의 대응이 강도를 더하고 있다. 엊그제 두 의원의 제명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더니, 12일에는 양 의원의 지역구인 천안을 시작으로 지방으로 성토집회를 이어가겠다고 한다. 정치력 결여라는 비판을 받아 온 평소와는 달리 그 어느 때보다도 기민한 모습이다.

새누리당의 분위기로는 해당 의원들로부터 석고대죄라도 받아내야 직성이 풀릴 기세지만 과연 그렇게 될지는 의문이다. 11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황우여 대표는 문제의 발원지로 문재인 의원을 거명했고, 이어 최경환 원내대표는 심지어 문 의원을 막말행진의 배후조종자라고 콕 찍어 지목했다.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나 여당 지도부가 나란히 야당 의원 개별 언사를 놓고 배후 운운하고, 특정인의 실명을 거론하기까지 한 것은 어느 모로 보나 사려 깊지도 온당치도 않다.

설령 짐작되는 바가 있더라도 이런 경우 여당 지도부는 감정 분출을 자제하고 인내심을 발휘하는 것이 생산적인 정치를 위해서도 옳다. 만일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일사분란하게 막말성토 행렬을 이루는데도 배후가 있다며 따지고 든다면 어떤 항변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장 의원이 되레 제명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고 으름장 놓고, 민주당이 반사적으로 역공을 취하는 이유를 잘 살필 필요가 있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배려하기보다 비난과 질타를 앞세워 이런 식으로 말꼬리 잡기 식 공방을 도 넘게 하다 보면 또다시 저주성 막말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집권여당으로서 국정을 책임졌다면 우선 자기비판에 인색해선 안 된다. 바로 문 의원에 대한 성토가 있던 그 회의석상에서 7선의 서청원 의원은 개인의 자질문제로 여야 4자회담을 통해 성사시킨 정국 정상화가 훼손되지 않도록 여당으로서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완곡하나 뼈있는 지적이기에 무게감이 크게 와 닿는다.

지난 대선 때 이른바 ‘박근혜 키즈’로 불렸던 이준석 전 비대위원과 손수조 전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장도 쓴 소리를 내놓았다. 이 전 위원은 최고 영도자만 바라보는 게 북한만 해당될까라고 꼬집고, 야당 의원 막말에 대해 새누리당 의원 150여명이 군대처럼 움직이는 모습은 민주주의 정당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손 전 위원장은 청년에 대한 관심을 끊는다면 당의 미래는 어둡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귀담아 듣고 포용력까지 발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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