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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전할땐 멀쩡…” 음주운전 변명 안 통했다
혈중알코올 농도 감소공식 ‘위드마크’ 활용…“사고당시 0.05% 이하” 음주운전 피의자 결국 패소
음주로 인한 혈중알코올 농도는 개인 간 차이는 있지만 음주 후 30~90분 사이에 혈중알코올 농도가 최고치에 이르고 그 후 시간당 약 0.008%~0.03%(평균 약 0.015%)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검ㆍ경에서 음주사고 수사에 실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음주 후 곧바로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면 이때 음주측정 결과는 음주후 1시간 가량 지난 뒤 음주측정 결과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 음주운전 사고 뒤 음주측정을 하지 못하고, 혈중알코올 농도가 최고치에 이를 시각에 즈음해 음주측정을 했던 한 피의자가 법원에 소송을 냈다. 피의자는 한 차례씩 울고 웃었지만 결국 패소했다.

처벌 기준치를 상회하는 0.09%로 측정돼 기소된 운전자 김모(52)씨는 “술을 마신 뒤 운전하긴 했으나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 농도가 처벌 기준치인 0.05% 이상이었던 것은 아니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냈다. 1심에서 패소한 김 씨는 항소심에서는 무죄를 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종합적인 상황을 지적하며 이를 뒤집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는 음주운전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기소된 김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했다고 11일 밝혔다.

프리랜서 직장인인 김 씨는 2011년 11월 11일 새벽 3시4분까지 술을 마신 뒤 술집에서 나와 자가 승용차로 이동 중 대전 탑립동 소재 전봇대를 들이받았다. 김 씨는 같은 날 새벽 4시 정각 경찰에 사고 신고를 했다. 4시10분께 도착한 경찰관들의 음주감지기로 음주확인이 되지 않자, 추가 출동한 경찰관이 음주측정기를 사용해 4시56분에 혈중알코올 농도를 재어 보니 0.09%가 나왔다.

1심은 김 씨에게 음주운전 사실이 인정된다며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3시30분쯤 사고를 냈다고 주장한 김 씨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음주운전 시점이 혈중알코올 농도의 상승 시점인지 하강 시점인지 확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사고로 인해) 운전을 종료할 당시 처벌 기준치인 0.05% 이상이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김 씨가 사고 전날인 10일 밤 9시부터 지인들과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이튿날 새벽 2시부터 장소를 옮겨 술을 마셨으므로 음주시작 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6시간이나 뒤에 음주운전이 이루어진 것이므로 혈중알코올 농도의 상승 시점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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