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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대서 자살 시도한 아들 위해 가입한 보험… 이제 와 무효라니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군 복무 중 선임병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자살을 시도한 아들을 둔 어머니가 보험금을 더 타기 위해 소송을 걸었지만 되레 이미 받은 보험금까지 반환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3부(부장 최종두)는 A 씨와 보험사인 우체국이 보험금을 둘러싸고 벌인 맞소송의 항소심에서 우체국 측 손을 들어줬다고 11일 밝혔다.

A 씨의 아들은 군 복무 중이던 2010년 선임병들의 집단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머리에 총을 발사했다. 중상을 입은 아들은 근처 병원에 실려가 두개골과 뇌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았다.

아들을 위해 우체국 건강보험에 가입해 두었던 A 씨는 재해로 인한 상해 발생시 지급되는 장해급부금 4100여만원을 지급받았다. 이후 A 씨는 입원비, 수술비 등 추가 보험금을 지급하라며 우체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우체국이 690만원을 더 지급해야 한다며 A 씨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우체국이 맞소송을 걸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우체국은 A 씨가 아들 대신 청약서에 서명해 계약 자체가 무효이고, 아들에게 일어난 사고도 재해가 아닌 고의적인 자해라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우체국의 주장을 받아들여 A 씨에게 이미 지급받은 장해급부금마저 우체국 측에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보험 계약 체결시 피보험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아들이 이 사건 계약에서 개별적인 서면 동의를 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워 A 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들이 고의적인 자해로 장해가 생겼으므로 A 씨는 부당이득으로 얻은 장해급부금도 우체국 측에 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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