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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고위공무원 처우 및 과정
[헤럴드경제 = 박영훈 기자]민주화 이전 고위공무원의 위세는 하늘을 찔렀다. 고위 관직에 오르는 것은 그야말로 집안의 자랑거리였다. 과거보다 줄긴 했어도 사회 곳곳에 미치는 고위공무원의 영향력은 지금도 남다르다.

직장인의 꿈이 임원이라면, 공무원들의 목표는 단연 고위 관직에 오르는 것이다. 그만큼 고위 공무원이 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다. 5급 사무관에서 4급 서기관을 거쳐 3급 부이사관( 부이사관급 이상이 고위공무원단)으로 승진할 때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약 20년(중앙행정기관 대상)이다. 7급, 9급에서 출발한 경우는 30년 이상 근무해야 고위공무원을 그나마 노릴 수 있다. 그리고 그 비율은 극소수다. 지난해말 기준 고위공무원에 소속된 가급(실장급)과 나급(국장급) 공무원은 1485명(별정직, 외무공무원 포함).

행정부 일반직만 놓고 보면 1092명이다. 전체 공무원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고위공무원은 1∼3급의 ‘계급’을 없앤 것으로 참여정부 때 고위공무원들의 성과관리를 위해 도입됐다. 고위공무원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고위공무원으로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능력과 자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고위공무원단 역량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이 시험 역시 통과하기가 녹록치 않다. 과장급을 대상으로 하는데 하루동안 국장 역할을 시켜 직무 수행 능력을 평가하고, 일대일 인터뷰, 갈등조정 해결 능력 , 집단토론, 현안 업무처리 과정 등 많은 테스트를 거친다.

윤병일 안전행정부 고위공무원정책과 과장은 “5급은 20년, 9급에서 출발한 경우에는 최소 30년이상 근무해야 고위공무원이 될수 있다”며 “9급 공채에서 시작해 고위공무원에 오른 사람은 54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여성으로는 박현숙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이 유일하다. 박 국장은 1975년 9급 공채로 입사해 2009년 5월 고위공무원이 됐다. 34년이 걸렸다.

그럼 고위공무원이 되면 처우는 어떻게 달라질까. 전용 사무실과 부속 직원이 배정되는 것이 전부다. 차량은 실장급이상에게만 지급된다. 업무 성격에 따라 판공비를 한 달에 50만∼100만 원 정도 쓸 수 있지만 보직에 따라 한 푼도 없는 경우도 있다. 해외출장 때 항공기 비즈니스석 이용은 가능하지만, 실제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는 경우는 드물다는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예산 부족 때문이다.

기업 임원들과 비교할 때 임금은 턱없이 적다. 고위공무원단 기본연봉(기준급+직무급)은 가급의 경우 기준급이 5539만 ∼ 8246만원, 직무급은 1080만원이며, 나급의 경우 기준급이 5539만 ∼ 8246만원, 직무급이 480만원이다. 기업체 부장급 수준의 월급을 받는다.

성과연봉은 개인의 성과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다.

중앙부처의 고위 공무원 A 씨는 “고위공무원에 진입하게 되는 경우 법령상 정해진 업무 수행과 이에 따른 보수 지급 이외에 특별한 혜택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중앙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개인생활의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매일 새벽 서울에서 세종시로 출퇴근하는 한 국장급 공무원은 “개인적으로 볼 때 좋은 점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공무원은 산하기관이나 민간기업에서 제 2의 인생을 시작할수 있다. 고위공무원을 달고 나오면, 산하기관이나 민간기업의 높은 자리로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금은 이 또한 쉽지 않다고 말한다.

안전행정부 공무원 K 씨는 “요즘은 취업 제한을 받기 때문에 예전처럼 퇴직후 좋은 민간기업 자리로 가기 쉽지 않다”면서 “국가의 중요한 일을 한다는 사명감을 빼면, 예전처럼 고위공무원의 메리트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위공무원은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다. 사회적 영향력이 있고, 신분을 보장 받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의 임원들은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윗사람에게 찍히면 곧바로 퇴출되는 경우가 다반사이지만, 공무원은 당장 퇴출은 면할수 있다.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 L 씨는 “ 기업 임원으로 있는 친구와 비교해 월급은 턱없이 적지만, 사회적 영향력이나 신분 보장 등을 감안하면 공직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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