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영향 세밀하게 따져봐야
무역 원활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가 12년 만에 처음으로 합의에 이르면서 우리 증시에 일정 부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제9차 WTO 각료회의’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무역 원활화 협정 합의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59개 회원국은 무역 원활화에 합의해 통관 절차가 개선될 전망이다. 통관 절차는 대표적인 비관세 장벽으로 꼽힌다. 따라서 이번 협정이 발효되면 상품 교역이 한층 활발해져 수출 중심의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좀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의가 호재인 것은 맞다”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상대적인 매력을 부각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관련해 자동차주가 급락한 예에서 보듯 시간을 두고 업종별 영향을 좀더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곽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미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유럽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것도 이번 WTO 합의 효과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농업 일부 분야의 제도 개선으로 농축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되지만 우리 증시엔 관련 기업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플러스 알파’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김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