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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수첩>주말 불법시위로 마비된 도심...오바마는 어떻게 생각할까?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토요일이었던 지난 7일 서울역 광장에서 민주노총, 통합진보당 등 25개 노동ㆍ시민사회ㆍ농민단체ㆍ정당이 ‘박근혜 정권 규탄 비상시국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대선 당시 공약한 경제민주화는 1년도 안 돼 친재벌 구호로 대체되고 기초연금, 4대 중증질환 국가 책임, 쌍용차 국정조사, 반값 등록금 등 공약은 무기한 연기되거나 후퇴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박근혜 정권 1년 만에 유신과 재벌의 무법천지, 분단과 냉전이 돌아왔다”고도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2만명(경찰 추산 1만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나고 남대문을 거쳐 을지로입구역까지 진행방향 전 차로를 이용해 행진하다 경찰과 대치했다. 이들 가운데 8000명 가량이 을지로에서 종로3가로 진출해 차로를 점거했다.

이 중 5000명은 종로3가 국일관 앞 도로를 점거해 경찰은 오후 5시 50분께 경고 후 물대포를 발사해 해산시켰다. 이 때문에 을지로와 남대문로, 종로 등 도심 일대 주요 도로의 차량 통행이 통제돼 한동안 상당한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민주주의 사회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떠한 과격한 견해까지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권리를 허용한다는 데에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자유로움에도 조건이 따라 붙는데, 그것은 바로 견해를 말하는 그 과정이 정당하고 합법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날 단체가 밝힌 견해가 다른 시민들의 공감을 산 측면도 있겠지만 이와 별도로, 일부 시위자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안겨준 행위는 그것대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위원회 기금 모금 행사에서 한 청년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설 중 큰 소리로 “서류미비 이민자들의 추방을 중단하라”며 고함을 질러 연설을 중단시킨 일이 있었다. 이 청년은 “당신은 지금도 모두를 위해 추방을 중단시킬 힘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청년을 타이르며 했던 말은 연설장에서 큰 박수를 받았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도 적지 않을 것 같다.

“가장 쉬운 해결책은 법을 무시하고 고함을 치면서 마치 스스로 뭔가를 한듯 행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것보다 좀 더 어려운 길을 제안하겠습니다. 바로, 민주적인 절차를 따라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 물론 그 방법은 소리를 지르는 것만큼 쉽지는 않을 겁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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