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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죽을때까지 베푸는 삶 살아야죠”
한해 3000시간 사랑나눔…성동구 봉사왕 김광자씨
우연히 시작한 봉사 7년째 일상으로
현장서 느낀 복지사각 정부대책 절실


“봉사는 공짜가 아니에요. 봉사를 하면서 얻는 게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연간 3000시간이 넘는 봉사활동으로 서울 성동구가 ‘세계봉사자의 날’(12월 5일)을 맞아 선정한 6인의 봉사왕 중 한 명인 김광자(68ㆍ사진) 씨.

그는 “남들은 돈 한푼 안 받고 봉사활동을 왜 그렇게 열심히 하냐고 하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을 얻었다”며 밝게 웃었다.

2005년 우연히 집 근처 조성된 서울숲에서 잡풀뽑기, 길안내 등의 봉사를 하게 된 게 7년째 이어지고 있는 그의 봉사활동의 시작이었다.

고혈압과 당뇨 등의 지병이 있어 운동삼아 시작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우연하게 시작한 봉사가 그의 삶을 바꿨다. 지금은 그의 삶에서 주5일 하루 2~4시간씩 차지하고 있는 일상이 됐다. 


2006년부터는 집 근처의 치매지원센터에서 정기적인 봉사를 하고 있다. 어르신에게 식사대접과 치매예방 운동 등을 가르쳐주는 일이다. 초등학생 등 공부방 아이들을 대상으로 어르신 공경 교육을 시키고, 수세미ㆍ목욕타월 등을 만들어 어르신에게 나눠드리기도 한다.

김 씨는 “서울숲에서 봉사하다 우연히 동네에 치매지원센터가 생겼는데 다들 처음 어르신 식사를 대접하는 거라 잘 모르더라. 과거 경험을 살려 요구르트와 계란을 준비해 센터 어르신에게 대접했다. 그 뒤로 센터에서 계속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무료봉사’라는 말에 “봉사는 공짜가 아니다. 오히려 내가 얻는 게 더 많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남편이 4년 전 치매에 걸렸다. 치매는 초기 치료가 중요한데 치매센터에서 치매와 관련해서 알다보니 남편의 초기 증상을 알아채고 바로 대처할 수 있었다”며 “봉사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며 기뻐했다. 멀쩡했던 어르신이 하루아침에 치매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게 될 때가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는 그는 좀 더 체계적으로 봉사하고 싶은 생각에 지난해 ‘노인어린이건강지도’ 자격증도 받았다. 그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유순했던 성격이 날카로워지고 기억력이 갑자기 나빠진다면 치매 가능성이 높다. 가족의 세심한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현장에서 보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도 도움이 필요하지만 당장 먹고 살 돈은 없는데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지금 사는 집이 있다는 이유로 방치된 어르신에 대한 지원도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복지틈새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 씨는 “지금까지 살면서 도움을 받은 게 너무 많다”면서 “앞으로는 죽을 때까지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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