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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이 만든 ‘십자가' 김정은에겐 공포의 ’십자가'
北 최고권력 당조직부, 장성택 쿠데타급 내사


[헤럴드생생뉴스] 최근 북한의 장성택 실각과 관련해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젊은 김정은을 보필하는 최측근이 갑자기 실각함으로써 이를 둘러싼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것.

북한소식 전문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는 5일 통신원의 제보를 근거로 그 전후 과정을 집중분석 공개했다.

우선 무력부 보위사령부까지 동원되어 장성택 측근들을 대거 숙청한다는 보도들은 잘못된 것이다. 굳이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과 대놓고 연관시킬 필요까지 없기 때문에 리용화, 장수길의 처형은 일개 간부들의 혐의로 국한시켰을 뿐이다.

이번에 장성택 실각 원인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인민경제 향상 명목으로 개혁개방 환상을 전파시켰다는 것, 둘째는 외무성을 초월하여 국제사회와 개인외교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당 조직부의 권한 속에 묶여있기 때문에 장성택은 조선체육지도위원회를 국방위원회 산하로 격상시키고 국제교류 명분을 이용한 외부접촉들을 해왔다.

지난 11월 7일 장성택의 마지막 공개활동이었던 안토니오 이노키와의 방북회담도 조선체육지도위원회 채널로 성사됐다. 그동안 김정은이 체육강국을 주장한 것 또한 장성택의 조선체육지도위원회 외교권한과 기능을 확대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장성택에 대한 추적은 김정은이나 김경희도 모르게 당조직부의 지시로 국가보위부가 1년 전부터 극 비밀리에 준비한 쿠데타 수준의 내사라고 한다. 


그 발단은 인민보안부 내무군에 의해 2011년 국가보위부 류경 부부장이 처형되고 이듬해인 2012년 4월 우동측도 보위부 권력의 정점에서 사라지면서 시작됐다. 반체제 세력을 숙청하거나 진압하는 내무군의 기능과 역할이 국가보위부와 부분적으로 겹쳐지는데 따른 조직갈등이었다. 이런 정치감찰 권력의 양대 구조는 본질적으로 당조직부와 장성택과의 대립이었다.

당조직부는 김정일 생존 시 장성택을 곁가지로 견제했던 앙숙의 무리였다. 김정일이 뇌졸중 후유증 치료를 받을 때 당조직부 제1부부장 리제강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장성택의 짓이라는 소문이 돌 정도이다. 장성택은 3대 세습이 시작되면서 핵무장을 주장하는 당조직부와 군부의 강경정치에 인민경제 온건정책으로 대립했다. 김정일 측근들이 그대로 옮겨와 김정은을 꽁꽁 둘러싸고 있는 것이 바로 오늘날 3대 세습의 진실이다.

표면상 똑같은 김정일 유훈 정치인데다 양측의 세력화도 만만치 않아 김정은은 결국 핵+경제=병진정책이라는 모순된 포괄정책을 공표하게 된다. 그런 수평관계에서 장성택이 너무 조급하고 경솔했다는 것이 뉴포커스 통신원의 주장이다. 당조직부는 북한 내 모든 인사권과 조직지도권한을 갖고 있는 김정일 대체 권력이었다. 그런 경험과 무게로 일을 은밀히 추진할 수 있었던 반면 장성택은 김정일의 매제에서 김정은의 고모부로 급부상했기 때문에 조직 장악의 내구성보다 대외명분으로 더 앞서갔다는 것이다.

특히 통신원은 최룡해의 배신이 장성택에게 치명적 결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원래 최룡해는 김경희와 장성택의 사람으로 총정치국장 지위에 오른 인물이다. 장성택의 오기는 최룡해가 군 수뇌로 임명되면서 더 오만해졌다. 그러나 군사대학 경험은 물론, 군복무조차 하지 않은 민간인 출신 최룡해는 군부 안에서 사실상 외톨이 신세였다. 군 인사권과 지도 권한을 가진 당 조직부가 군림하고 있어서 최룡해의 지위는 더 고립될 수 밖에 없었다.

총정치국장 직위는 명예직일 뿐, 군부가 마음만 먹는다면 민간인 출신 따위에 불과한 자기를 언제든 제거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최룡해는 당 조직부 편에서 개혁개방 세력 척결의 1등 공신으로 둔갑했다는 것이다. 장성택의 추락으로 많은 사람들이 김정은의 일인지배 체제가 완성됐다고 점치는데 실은 정반대이다. 오히려 김경희와 장성택에게 의존하려던 김정은의 족벌정치 고리를 끊어놓은 김정일 측근그룹의 반란이다.

더구나 당조직부는 김정은 경호부대인 호위총국까지 관장하는 북한 내 최고의 권력기관이다. 호위총국은 김정은을 경호하는 것과 동시에 외부와 김정은을 차단시키는 위협적 요인이기도 하다. 장성택의 인민보안부 내무군이 아무리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었다고 해도 수령절대 호위의 명분으로 중무장된 호위총국의 절대권력에 결코 비할 수가 없다. 고모인 김경희나 고모부인 장성택도 김정은을 만나기 위해서는 당조직부가 관리하는 호위총국의 명령에 따를 수 밖에 없고, 그러한 장벽이 있어 장성택 해임결제도 신속히 처리될 수 있었다고 한다.

북한의 대외적 명예직과 대내적 실권의 이중 권력구조는 김정일이 자기의 일인지배 독점을 위해 만든 것이다. 종적 체계의 공적 지위는 주되 실권을 주지 않고, 횡적 체계의 실권을 주되 공적 지위는 주지 않았던 것이 바로 김정일의 십자형 통치기술이고 그것이 역으로 오늘날 김정은에겐 공포의 십자가가 된 셈이다. 일가친척의 후원마저 상실당한 채 강경파에 완전히 포위당한 김정은의 수령연기가 앞으로 어떤 대내외정책을 쏟아 놓을지는 불 보듯 뻔하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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