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바겐 헌터(저가매수자)’ 중의 바겐 헌터다. 올해 버크셔해서웨이가 투자한 기업들 중에서도 IBM, 엑슨모빌, 코카콜라는 다른 바겐 헌터들도 눈독들일만한 ‘대어’들이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주가는 올 들어 29% 올랐으며, 꾸준히 상승장을 이어가고 있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의 수익률 26%를 뛰어넘었다.
사실 IBM, 코카콜라, 엑슨모빌 등 이들 3개 기업은 올해 버크셔해서웨이가 투자한 10대 기업 중 상대적으로 투자 수익률이 저조한 기업들이다. 그럼에도 버크셔해서웨이의 주가가 오르고 수익률이 상승하는 것은 투자 성공률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르게는 IBM, 코카콜라, 엑슨모빌은 주식시장에서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들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3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전문지 배런스는 바겐 헌터들이 투자할만한 기업들로 이들을 꼽기도 했다.
IBM의 주가는 올 한해 8.08%(3일 종가기준) 하락했다. 그러나 IBM은 버크셔해서웨이의 10대 투자기업 중 3번째 기업으로 총 6812만1984주, 122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6.27%로 외부 투자자 중에서는 최대 지분을 갖고 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정보기술(IT)투자 전문기업은 아니다. 올 한해 미 증시 최대 이슈를 몰고 왔던 트위터의 기업공개(IPO), 페이스북의 실적 호조와 주가 50달러 돌파 소식에도 IT기업에는 투자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난 2011년부터 IBM에 투자한 이유는 부침이 심한 신생기업들과는 다르다는 평가를 내렸을 것이란 분석이다. 버핏은 IBM의 매출부진에도 주당 수익이 괜찮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그는 실적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에도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코카콜라는 워런 버핏이 꼽는 최고의 기업이다. 가장 안전한 투자처이면서도 수익이 보장되는 기업으로 확신하고 있는 코카콜라는 올해 주가가 11.31%올랐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지분율은 9.06%, 4억주(약 158억달러)에 이른다.
코카콜라는 경쟁사인 펩시코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있다는 분석이다. 버핏은 한 인터뷰에서 “좋은 기업이라면 국적은 상관없다”며 심지어 “코카콜라가 미국이 아닌 유럽에 있다해도 주식을 살 것이고 저렴한 가격의 좋은 기업의 주식을 선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엑슨모빌은 지난달 워런 버핏이 주식 4100만주(약 37억달러)를 매입하며 2년 만에 최대 투자를 단행한 회사다. 지난 5년 간 엑슨모빌의 주가는 평균 6%상승했으나 올해 주가는 9.06% 올랐다. 시가총액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석유회사인 엑슨모빌은 최근 실적은 저조하나, 편차없는 꾸준함을 보이며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버핏의 이번 투자는 엑슨모빌이 아시아 석유 수요 증가, 셰일가스 혁명의 수혜자가 될 것이란 전망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