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수입의 감소 원인은 경기부진 때문이기에, 무조건 법인세율을 올린다고 해서 세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재계 쪽에서 나왔다.

법인세수를 결정하는 주요 원인은 법인세율이 아닌, 경기상황에 있기 때문에 법인세율 인하를 통해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고 경기를 회복시키는 것이 향후 안정적인 재원 마련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이는 복지재원 확보를 위해서는 법인세율을 올려야 한다는 일부 정치권의 주장에 반대하는 것으로 주목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4일 내놓은 ‘법인세율 vs. 경기상황과 법인세수 간 상관관계(황상현)‘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논리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1992~2011년 기간 동안 법인세율과 법인세수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던 반면 경제성장과 법인세수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법인세율은 감소했으나 법인세수는 증가했고, 이는 경제성장에 따른 법인세수 증가로 이어졌다. 이 기간 중 노무현정부 이후 2008~2011년 기간 동안 법인세율이 감소했으며 법인세수는 처음에 감소하였다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이는 상당 부분 우리나라의 경기부진에 기인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결국 보고서에서는 법인세수를 결정하는 것은 법인세율 자체에 있기 보다는 경기상황과 직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보고서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수출ㆍ내수기업 별로 분석하고 1992~2011년 기간 동안 법인세율과 법인세수는 각각 수출ㆍ내수기업에 대해 음(－)의 상관관계를 유지하고, 경제성장과 법인세수는 수출기업에 대해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반면 내수기업에 대해서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법인세율보다는 경기상황이 법인세수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보고서는 해외사례도 조명했다. 영국, 독일, 캐나다의 경우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같은 기간 동안 법인세율과 법인세수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프랑스, 미국의 경우 이와는 대조적으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는 것이다. 다만 모든 국가의 경우에서 경제성장과 법인세수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