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초천의 흐름을 방해해 한강로 일대에 상습침수 피해를 일으키던 서울 용산구 신계동 부근 철도교량이 70여년 만에 철거된다.

서울시는 1940년대에 설치된 길이 38m, 폭 45m의 철도교량을 철거하고 지금보다 하천 흐름을 개선할 수 있는 콘크리트 박스형 교량으로 내년 2월까지 교체한다고 2일 밝혔다. 이 교량은 경의선 철도로 사용되다 경의선이 지하화하면서 폐선로로 남게 됐다.

서울시와 용산구는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수년간 협의 끝에 지난 7월, 철도교량 구조 개선을 결정했다. 만초천은 서대문구 현저동 무악재에서 시작해 이화여고 부근, 서울역 앞, 용산전자상가 단지를 지나 원효대교 지점에서 한강과 만나는 길이 7.7㎞ 하천이다.

용산구 절반이 넘는 지역에서 내리는 빗물을 모아 한강까지 흘려보내는 역할을 하지만, 철도교량 아래 물이 흐르는 공간이 좁아 여름철에 비가 많이 오면 물이 교량에 막혀 제방으로 넘치곤 했다.

교량이 철거된 자리에 콘크리트 박스형 교량을 새로 설치하면 물이 흐르는 단면적이 기존 61㎡에서 127㎡로 2배 이상 넓어져 하천 흐름이 더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진용 시 하천관리과장은 “만초천의 물 흐름이 좋아지면 여름철에 비가 많이 와도 한강로 일대의 침수피해가 이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용 기자/jycaf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