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인도의 통신장비 회사인 ACME와 대규모의 ESS(대용량 저장장치)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ESS분야의 세계 최대시장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인도 시장을 선도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28일 삼성SDI는 인도 통신장비 회사인 ACME와 향후 2년간 총 110MWh 규모의 ESS를 공급하는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갓 성장을 시작한 ESS시장에서는 상당히 큰 공급계약 규모로 삼성SDI가 가지고 있던 역대 최대 공급계약 규모인 10MWh의 10배가 넘는 대규모 계약이다. MOU 체결을 통해 삼성SDI는 ACME가 인도지역에 설치하는 통신기지국, 태양광 발전용 ESS와 주요부품을 독점 공급하게 된다.

ACME는 통신장비 및 태양광 발전 관련 부품 전문회사로 인도의 통신 기지국 40만개 중 15만개가 ACME의 제품을 사용할 정도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ACME는 통신기지국용 납축배터리를 삼성SDI의 리튬이온 배터리 ESS로 교체 할 예정이며 향후 태양광 발전과 연계한 ESS 설치 등의 사업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오른쪽)과 마노즈 ACME 회장이 MOU 체결 후 악수를 나누는 모습

ACME가 적극성을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전력 인프라가 열악한데다 국토가 넓은 인도에서는 ESS의 활용이 필수적이기 때문. 인도와 같은 동남아 지역에서는 고온의 기후조건으로 인해 기존 납축배터리의 수명이 1년에서 1년 6개월에 불과한 반면 리튬이온 배터리의 ESS로 대체할 경우 10년 이상이 사용가능하기 때문이다.

인도의 경우는 특히 잦은 정전사태 발생과 전력품질 저하등의 문제들로 인해 신재생에너지와 ESS 등을 활용한 분산형 발전에 정부차원에서의 관심도 높다.

때문에 이번 공급계약 체결이 삼성SDI의 인도시장 공략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ACME는 인도 뿐만 아니라 현재 중동·아프리카를 포함한 총 17개국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향후 양사간의 사업 협력의 범위가 더욱 넓어질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이번 MOU 체결을 통해 인도의 ESS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ESS사업 선두기업으로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선점해 나가는 노력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51억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ESS시장은 오는 2020년 413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 ESS (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 전력을 저장하여 필요한 장소와 시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저장장치. 남는 전력을 저장하여 전력수요가 많은 피크시간대에 사용하여 부하를 평준화(Load Leveling)하고 전력 사용 효율을 개선하거나, 신재생 에너지의 출력을 안정화해 양질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