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엑슨모빌의 시가총액은 4119억달러(약 437조6400억원)로 4799억달러의 애플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구글의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1063.11달러를 기록했고 시가총액은 3536억달러로 뛰었다. 지난달 최초로 주가가 1000달러대를 넘어서며 1000달러 클럽에 네번째로 진입한 구글은 시총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엑슨모빌을 바짝 맹추격하고 있다.
IT기업들 순위를 보면, 구글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3118억달러), IBM(1925억달러), 아마존(1746억달러), 오라클(1596억달러) 등이 미 증시 시가총액 상위에 올라있다.
구글의 성장세에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구글이 애플처럼 시가총액에서 엑손모빌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이는 엑손모빌이 5%대의 성장을 유지하고 구글은 25% 이상 성장세를 계속 유지해야만 가능하다. 올 한해 미국 증시는 ‘거품론’이 일만큼 주가 상승이 이어졌고 올해 구글의 주가는 50.29% 상승했다. 구글이 내년에도 이같은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엑손모빌의 주가는 올해 8.38% 올랐다.
엑슨모빌이 가진 저력은 만만찮다. 지난 수십년간 엑슨모빌의 시가총액 순위 추이를 살펴보면 대개 10위권 내에서 움직였다. 그만큼 확고부동한 탄탄한 기업이라는 것이다. 최근 20여년간 엑슨모빌이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빼앗겼던 시기를 보면, 모두 정보혁명이 있었던 시기였다. ‘혁명’이라는 급변하는 시장상황이 없다면 언제나 최고 순위를 유지했다.
PC혁명이 있었던 80년대 후반 잠시 IBM에게 1위 자리를 넘겨줬던 엑손모빌은 PC혁명이 마무리되며 다시 권좌를 탈환했고 이후 MS가 주도한 OS혁명이 잠시 자리를 위협했지만 몇 년 후 다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스마트폰 혁명이 불어닥친 2010년대에도 애플에게 1위 자리를 내줬으나 극심한 정보 혁명 속에서 엑손모빌은 IT기업들의 부침을 목격하며 시총 상위 기업으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엑슨모빌에게 혁명이 없는 것도 아니다. 최근 ‘셰일가스 혁명’은 엑슨모빌이 에너지 혁명의 선봉에 설 수 있는 기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엑슨모빌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991년 이후 큰 편차없이 평균 23%를 기록하고 있다. 수익을 꾸준히 내고 있다는 것. 이런 점들이 투자자들이 엑슨모빌을 사랑하게 만드는 이유다.
이 때문에 최근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엑슨모빌의 주식 4100만주를 보유하며 2년만에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석유기업 코노코필립스 주식을 상당수 가지고 있는 버핏이 엑슨모빌을 또 선택한 이유는 아직도 회사가 저평가돼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엑슨모빌의 전신은 1870년 ‘석유왕’ 존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 미국을 대표하는 록펠러의 143년 석유제국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엑슨모빌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