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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데이터> “꾸부정 퍼팅”…미셸 위, 좋기만 한데…
허리 90도 숙인 기역자 자세
팬·동료들 비아냥·우려 불구
1년간 일관된 자세 유지
퍼팅순위 119위서 25위로 수직상승
평균타수도 줄여 자신감 획득


“신체역학적으로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제겐 이 자세가 완벽해요.”

미셸 위(24ㆍ미국·사진)가 전무후무한 ‘꾸부정 퍼팅’을 시도한 지 어느새 1년이 됐다. 처음부터 온갖 조롱과 비난, 우려를 샀지만 미셸위는 흔들리지 않고 1년간 같은 자세를 유지했다. 더 놀라운 건 최대 약점이었던 퍼트에서 눈에 띄는 발전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미국 골프채널은 최근 미셸 위가 허리를 90도 숙여서 하는 독특한 퍼트를 시도한지 벌써 1년이 됐으며 미셸 위는 이 자세에 더할나위없이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셸 위는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타이틀홀더스부터 새로운 퍼팅 자세를 시도했다. 183cm의 큰 키를 반으로 접어 ‘ㄱ(기역)’자로 만든 모습은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다. 허리에 엄청난 무리가 갈 것이라는 우려부터 팬들과 동료들의 비아냥까지 받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이안 폴터는 “미셸 위의 퍼팅 자세는 끔찍하다. 누가 미셸 위에게 저런 자세를 가르쳤나. 그 사람 머릿속이 궁금하다”고 공개적으로 혹평했다. 크리스티나 김(김초롱)과 페이지 매킨지 등 친한 동료들도 미셸 위의 ‘테이블 톱 퍼팅’을 흉내냈다. 허리를 구부려 강아지나 물건을 등 위에 올려놓은 자신의 모습을 트위터에 올렸다. 미셸 위는 그러나 화를 내는 대신 자신의 모습을 패러디한 사진을 리트윗하며 함께 즐거워 했다.


미셸 위는 골프채널과 인터뷰에서 “1년 내내 이 자세를 유지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허리각도가 90도에서 80도가 된 것이다”고 웃으며 “내겐 이 자세가 정말 편하다. 이 자세가 신체역학적으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실제로 이 자세가 (다른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나는 굉장히 많은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고 했다.

실제로 미셸 위의 퍼트 실력은 1년 전에 비해 일취월장했다. 그린 적중시 퍼팅수 순위가 지난해 119위(1.892개)에서 올해 25위(1.799개)로 수직상승했고 평균 퍼트수도 지난해 119위(31.16개)에서 올시즌 53위(29.88개)로 좋아졌다. 덕분에 평균타수는 73.485타(92위)에서 71.711타(36위)로 2타 이상 줄였고 상금랭킹은 지난해 64위(15만8546달러)위에서 올해 41위(35만5853달러)로 뛰어올랐다.

미셸 위가 밝힌 새로운 퍼팅자세의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이다. 미셸 위는 “퍼트가 잘 되니 롱게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예전에는 샷을 할 때 핀에 2피트(약 60cm)는 붙여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홀컵에서 15피트(약 4.5m) 떨어져 있어도 ‘오케이, 넣을 수 있어’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자신감이 경기 내내 지속되면서 골프가 더 재미있어졌다”고 했다. 미셸 위의 독특한 퍼팅 자세가 다음 시즌에도 이어질지, 또 이 자세를 모델로 삼을 ‘제2의 미셸 위’가 등장할지 궁금하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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