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서른살 호돌이…동생 ‘백호’ 도 생길까
88서울올림픽 공식마스코트 탄생 30주년…28일 성대한 생일잔치
평창올림픽 마스코트로
제2호돌이 ‘백호’ 추진도
“코리아캐릭터 브랜드화 시급”



상모를 쓰고 방긋방긋 웃던 아기 호랑이, 오륜기 엠블럼 목걸이를 하고 V자를 긋던 귀여운 아기 호랑이. 88서울올림픽 공식마스코트로 국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다가, 언제부터인가 일부의 기억으로 남아있는 그 ‘호돌이’가 오는 29일로 서른살 생일을 맞는다.

생일잔치상은 풍성하게 준비됐다. 한국범보전기금(대표 이항 서울대 교수), 한국민화학회(회장 정병모 경주대 교수), 디자인파크(대표 김현)는 공동으로 오는 28일 서울 동숭아트센터에서 ‘88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 발표 3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기념식에서는 호돌이 탄생 30돌을 축하하는 생일 떡 자르기 행사와 기념강연 및 토론회가 진행된다.

호돌이는 누구 못잖게 화려한 생일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 1983년 11월29일 공모를 통해 탄생한 호돌이는 88서울올림픽 때 우리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줬고, 전 세계인을 향해선 ‘코리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캐릭터로 활동했다.


호돌이가 국민들에게 애정을 한몸에 받은 것은 우리 정서와 관련이 크다. ‘호랑이와 곶감’, ‘호랑이와 팥죽할멈’ 등 동화에서 익숙해진 호랑이, 우리 조상들 민화에서 익살스럽게 등장하는 호랑이,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듯 말끝마다 나타나는 호랑이. 그래서 호돌이는 우리 친구가 됐고, 가족이 됐던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호돌이는 잊혀졌다. 가슴 한쪽에 아련한 향수를 남긴 채 말이다.

한국범보전기금 등이 호돌이 생일잔치를 벌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억이 희미해진 호돌이를 더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생일잔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제2의 호돌이’를 탄생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들은 호돌이 탄생 기념식과 더불어 2018년 평창올림픽에 ‘백호’를 공식 마스코트로 하자는 것을 제안할 예정이다.

1983년 호돌이를 디자인한 사람 중 하나인 김현 디자인파크 대표는 “잊힌 호돌이 30주년을 기해 호랑이를 대한민국의 상징물로 거대하게 기획하자는 데 행사 의미가 있다”며 “호돌이의 가치를 이어 겨울의 상징인 백호를 동계올림픽 마스코트로 했으면 한다”고 했다.

당시 대우그룹 디자인실 직원으로 일하면서 호돌이를 디자인했다는 그는 호돌이의 브랜드화를 과학적으로 하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쉽다고 했다. 호돌이 저작권은 올림픽조직위원회에 있고, 사용할 때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의 한계 때문에 호돌이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널리 퍼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호랑이를 대한민국의 대표 상징물로 정착하는 작업이 시급하며, 저작권 보편화 등을 통해 코리아 캐릭터로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미국의 흰머리독수리, 러시아의 곰, 중국의 판다, 호주의 캥거루, 인도의 코끼리와 같은 국가 상징성을 우리는 ‘호랑이’에게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천년간 한민족과 동고동락하면서 역사와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준 호랑이, 한민족이 오랜 기간 자연과 대결하고 때론 화합하며 이룬 문화유산과 자연 유산의 교차점을 대표하는 호랑이. 그런 호돌이 가족과 대한민국이 결합해 브랜드 시너지를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암튼 88올림픽 때 아장아장 걷던 아기 호돌이가 벌써 뜻을 확고히 세운다는 이립(而立)의 나이가 됐다는 것은 신기하다. 건장한 청년기를 지나 불혹(40), 지천명(50), 아니 그 이후까지 국민 기억에 존재하는 호돌이가 되는 것은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바람직해 보인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