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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 예고글 신고…올 1920명 구했다
지난달 22일 새벽 4시께 서울 구로구에 사는 박모(29ㆍ여) 씨는 모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발견했다.

박 씨는 112에 신고를 했고 다음날 오전 구로경찰서 실종수사팀장인 서제공(59) 경위 등이 수사에 착수, 글 작성자가 아버지 아이디를 사용한 걸 확인하고 해당 인터넷 커뮤니티업체에 방문해 A(21) 씨 소재를 파악했다.

경기 소재 모 대학교에서 A 씨를 찾아낸 서 경위는 오랜 설득 끝에 경기 모처에 있는 자살예방센터에서 A 씨가 면담을 받게 했다. 예전에도 여러 차례 자살 시도 경험이 있던 A 씨는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경찰이 자살 기도자를 구조한 것은 모두 1920건이다. 이 가운데 인터넷 자살 예고글을 본 시민들이 경찰에 신고해 구조에 나서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인터넷 자살 예고글을 신속하게 수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인터넷 자살 관련 글에는 거주지 등 글쓴이의 신상정보가 없기 때문에 경찰이 자살 기도자 소재를 파악하는 데에 며칠의 시간이 걸릴 때도 많다.

A 씨 글을 신고한 박 씨 역시 “글쓴이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112 신고 접수 과정이 무척 어려웠다”며 “여러 부서로 전화를 돌리는 일도 겪었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살 예고처럼 긴급한 경우 경찰이 즉시 IP 추적, 신상 파악 등을 할 수 있는 공식적 프로세스가 마련되면 자살 기도자 구조시간이 지금보다 훨씬 단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웅 기자/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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