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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칼럼 - 김선규> 경험의 가치 공유, 공생발전의 초석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경험이란 헤아릴 수 없는 값을 치른 보물”이라고 했다. 경험은 위기의 풍랑을 헤쳐나가는 지침이 되고, 실패를 방지하는 선험적 안내판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은 공유해 나눌 수 있을 때 더 큰 공동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고 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 정부 역시 단기간 고도성장을 달성한 독특한 경제 발전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을 2004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을 시작으로 가나 루마니아 파키스탄 등 35개국에 450여건의 정책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13일 여의도에선 세계보증기구 수장과 전문가들이 모여 각국 주택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행사가 열렸다. 영국 캐나다 일본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 세계 각지 주택 관련 기관 대표와 석학들은 ‘국제 주택금융 및 보증제도 발전 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저마다의 경제 여건 속에서 다양한 주거 불안 문제 해소를 위한 각국의 주택 정책 사례를 발표하고 시사점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에디첸 록 로이 말레이시아 REHDA 전 회장은 2015년부터 후분양을 의무화하는 자국 주택 정책에 관해 “선분양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공공기관을 통한 주택보증제도를 도입하거나, 민간 보험회사를 통한 소비자보험을 활용하는 게 후분양 도입보다 훨씬 효과적인 대안”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90년대 도시화 가속에 따른 택지 부족으로 아파트 건설이 본격 시작된 말레이시아는 완공 전에 주택을 미리 구입하는 선분양제를 실시해 주택 대량 공급 문제를 해결해왔다. 그러나 분양보증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아 주택 사업 중단에 따른 피해가 발생했고, 최근 사회ㆍ정치적으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분양제를 보완하는 분양보증을 일찌감치 도입해 건설금융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분양계약자의 재산권도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 제도 운용을 맡은 대한주택보증은 1995년부터 현재까지 400만가구의 분양보증과 300만가구의 하자보수보증 등 총 600조원의 보증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건설업체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전국 32만세대에 대한 신속한 보증 이행으로 국민 주거 안정에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엔 한국 주택 부족 문제를 선분양 및 주택보증제도를 통해 해결한 경험을 해외 개도국에 전파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산업화를 거치고 있는 동남아 국가에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주택보증제도를 수출하기 위한 교류를 시작하고, 제도와 시스템 정비를 지원하고 있다. 머지않아 대한민국 고유의 주택보증제도가 외국 주택 정책의 지침돌이 되고 주거복지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가 과거 전쟁 속에서 국제 원조와 경험을 전수해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듯, 우리의 경제 성장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전파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책무다. 상생과 협업의 가치를 국내에서 국외로, 시야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선규 (대한주택보증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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