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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9년만에 ‘10만대 클럽‘ ‘0’...현대기아의 반전 카드는?
[헤럴드경제= 김상수 기자]쏘나타, 아반떼, 그랜저, 모닝…. 이들 모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10만대 클럽’ 주역이란 점입니다. 10만대 클럽은 연간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한 모델을 뜻합니다. 국내 시장에선 베스트셀링 모델의 기준이 되기도 하죠. 앞서 언급한 모델은 지금까지 10만대 클럽을 이끌어 왔던 대표 판매 모델들입니다.

국산차의 위기라는 말이 자주 들립니다. 내수 시장이 위축되고 수입차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국산차의 입지가 점점 좁아진다는 위기감인데요, 10만대 클럽의 상황을 보니 이런 위기가 허투루 들리지만은 않습니다.

올해 국내 판매에서 2004년 이후 9년 만에 ‘10만대 클럽’의 맥이 끊길 것이란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내수 침체 속에도 꾸준히 아반떼, 쏘나타 등이 10만대 클럽의 명맥을 이어왔지만, 이제 한달 조금 넘게 남은 올해엔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하는 모델은 보기 힘들 전망입니다.

올해 1~10월까지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아반떼(7만8035대)인데요, 지금까지 월평균 7000~8000대가량 팔린 점을 감안하면 10만대 문턱을 넘기 힘들 것 같습니다. 기아차 모닝 역시 현재 7만7550대에 그쳤고, 그 밖에 쏘나타(7만5765대)와 그랜저(7만4919대) 등 10만대 클럽 명맥을 이어갔던 대표 모델 모두 상황이 비슷합니다. 


일단 내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죠. 경기 불황의 여파로 차량을 구매하는 수요 자체가 줄고 있습니다. 올해 10월까지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습니다. 시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수입차가 적극적으로 판매를 늘리는 등 한층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또, 이들 모델 신차 출시 주기가 걸리면서 신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그럼 내년에는 어떨까요? 9년 만에 명맥이 끊길 10만대 클럽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요?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신형 쏘나타가 있습니다. 올해 쏘나타는 내년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두고 구매를 미루는 대기 수요가 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10월까지 7만대 이상 팔렸다는 점은 꽤나 고무적이란 평가입니다. 


신형 쏘나타인 LF 쏘나타는 2009년 YF 쏘나타를 출시한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죠. 쏘나타는 현대차 모델 중 가장 오래된 대표 ‘장수’ 모델입니다. 매번 신모델이 나올 때마다 히트를 기록한 역사를 자랑합니다. 이번에도 LF 쏘나타는 위축된 국산차 시장에 구원투수로 활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또다른 10만대 클럽 후보군인 그랜저는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판매량에 큰 반등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그랜저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일으킬 계기는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아차는 어떨까요? 아쉽게도 10만대 클럽을 넘나들 만한 신차 계획은 내년에는 없어 보입니다. 쏘렌토와 카니발이 신차 대기 중입니다. 물론 각 차급에서 판매량을 선도하는 모델들이지만, 해당 차급 자체가 10만대 클럽을 기대할 수 있는 대표 차급이 아니니까요. 준중형급에선 K3가 디젤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니 K3의 판매 추이는 관심 있게 지켜볼 대목이겠습니다. 

기아차는 오히려 내년보다 내후년에 더 무게가 실립니다. 2015년엔 K5나 스포티지R 등 대표 판매 모델의 신차가 연이어 출격할 예정입니다.

9년 만에 10만대 클럽이 사라질 위기에 있는 자동차 시장. 내년은 10만대 클럽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10만대 클럽 시대는 이제 과거에서나 가능했던 일일까요, 아니면 잠시 주춤했던 올해를 뒤로한 채 다시 10만대 클럽 시대로 화려한 귀환을 알릴까요?

한번은 ‘우연’이겠지만, 두번은 ‘필연’이겠죠.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0만대 클럽이 사라진다면, 이는 한국 자동차시장이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방증일 것입니다. 10만대 클럽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사라질지, 그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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