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 ‘동네 판정’ 에 또 당한 삼성
‘ 특허권소송’삼성, 애플에 1조원 배상 위기
美배심원 “2억9000만弗 추가배상”
1차분 합산땐 총 배상규모 1조원
배심원들 평결무관 질의 논란

삼성 소송 중단요청 수용 안될듯
내년 1월 ‘1심 최종 판결’ 주목


특허침해로 삼성전자가 애플에 추가로 물어야 할 금액이 2억9000만달러라는 배심원 결정이 나왔다. 앞서 결론난 1차 배상금에 이번 추가 금액이 확정되면 삼성전자는 사실상 애플에 1조원 규모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배심원이 법원에 주로 요청한 것이 재판에 직결되는 정보가 아닌 사무용품과 점심식사 위주였다는 점에서 배심원이 충분한 심사를 거쳤는지는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북부지방법원에서 8명의 배심원은 21일(현지시간) 평의를 마치고 삼성전자가 애플에 2억9000만달러를 물어야 한다고 평결했다.

이는 애플 이 제시한 손해배상 청구액 3억7978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삼성전자가 주장했던 5270만달러보다는 5.5배 더 높다.

지난해 8월 이 법원 배심원단이 삼성전자에 10억500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한 뒤 루시 고 담당판사가 1차적으로 6억4000만달러만 확정했다. 이어 이번 재심을 통해 4억1000만달러에 대해 심사한 결과 2억9000만달러가 추가 평결로 나왔다. 

배심원과 법원이 평의 과정 주고받은 질의응답 문서. 배심원이 재판과는 거리가 먼 점심 메뉴 선택에 대해 묻자 법원이 무엇을 먹고 싶은지 되묻고 있다.

판사가 이번 손배액을 확정한다면 최초 배심원이 산정한 손배액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인 9억3000만달러가 된다. 우리 돈으로 1조원 규모다.

하지만 배심원이 3억달러 수준의 최종 배상액을 평결하기까지 얼마나 객관적이고 심도있는 평의를 했는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뉴욕타임스와 씨넷 등 외신에 따르면 배심원은 법원에 애플의 손실 이익 등과 같은 정보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이들이 주로 요구한 것은 계산기나 형광펜 같은 기본적인 사무용품이었다. 특히 샌드위치 등에 질린 배심원은 법원에 점심 메뉴를 고를 수 있는지 서문으로 질의응답하는 등 모습을 보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해 배심원이 평결문을 썼다 지웠다 반복 수정하자 ‘동전 던지기하듯 평결했다’는 비난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느슨한 분위기 속에 평결이 나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양사 최후 진술에서 애플 측 변호사가 애국심에 호소하는 발언을 한 것도 평결에 적잖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따른다. 실제 해럴드 맥엘히는 수석변호사는 “어린 시절 미국에서 만들어진 TV를 봤는데 매그나복스 등 미국 TV업체들이 지금 없는 이유는 미국 TV업체들이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재판 무효를 신청했지만 루시 고 담당판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배심원에 국가적 편견을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삼성전자는 915특허(핀치 투 줌)에 대해 미국 특허청이 무효 의사를 표명하자 전격 재판 중단을 요청했지만, 사실상 기각된 분위기다. 배심원 평결이 나온 이상 추후 재판이 중단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 이에 효력이 다한 특허가 손해배상 산정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데도 법원이 재판을 강행했다는 비난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일단 삼성전자는 평결불복심리(JMOL) 및 항소를 통해 이번 결과를 뒤집기 위한 움직임에 착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미 특허청에서 무효 결정된 특허를 주요 근거로 이뤄진 이번 평결에 유감을 표시하며, 앞으로 이의신청 및 항소를 통해 대응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담당판사는 평결 직후 양측 변호인들을 따로 불러 약 30분간 평결 내용을 확인토록 하고 추후 일정 등을 논의한 뒤 이번 평결에 입각한 판결을 내년 초에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