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美CSIS 선임연구원 분석
오바마 행정부가 처한 국내외적 위기 때문에 1~2년의 단기간 내 6자회담의 진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북한 문제에 가장 정통한 연구자로 알려진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의 분석이다. 빅터 차 선임연구원은 18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초청으로 워싱턴을 찾은 한국 기자들과 CSIS에서 만나 “최근 6자회담 수석대표 간 셔틀외교가 활발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반드시 회담 시작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중국 측 카운터파트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의 잦은 만남과 우 대표의 방북 등 최근의 바쁜 움직임으로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분석이라 주목을 끈다.
그는 “이란과의 협상에 집중하고 있고 ‘오바마케어’ 등 국내 현안이 산적한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5~6년간 성공하지 못한 북핵 문제에 지금 투자하긴 어렵다고 본다”며 “역사적 패턴으로 봤을 때 오바마 2기 임기가 끝나는 즈음이 돼서야 협상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2기 첫해를 시작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41%로 떨어졌다. 그만큼 성과가 보장되지 않는 북핵 문제를 건들기에는 정치적 리스크가 크다.
회담 재개 조건에 대해서 차 연구원은 “북한이 핵ㆍ미사일 실험의 유예를 선언한 다음 핵분열 물질 생산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중단해야 한다”며 “이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어떻게 들어가 어떻게 검증할지 초점이 맞춰지면서 미국이 다시 협상에 임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폐가 쉬운 농축우라늄(HEU) 생산시설을 빠짐없이 신고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어야 회담 도중 핵무기 제조 능력을 고도화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한ㆍ미ㆍ일 6자회담 수석대표도 이 같은 점을 확인한 바 있다.
최근 연내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제기했던 차 연구원은 “협상도 안 되고 외교적 노력도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은 항상 충격을 주기 위해 어떤 일을 했다“며 “중국도 4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을 막기 위해 부단히 움직이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