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포격 도발 3년…지금 연평도는
한국전쟁 이후 최초로 북한의 우리 영토에 대한 직접 공격이 있었던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3년이 흐르면서 연평도는 ‘열섬’으로 변모했다. 남북의 경쟁적 무력 증강으로 한반도의 대표적인 조기와 꽃게잡이 어장이었던 연평도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화약고’가 된 것이다.우리 군은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2011년 6월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하고 연평도를 비롯한 서북도서에 1200여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했다. 3년 전 K-9 자주포 6문에 불과했던 화력도 대폭 확충했다. 연평도와 서북도서 일대에는 40여문의 K-9 자주포가 배치됐으며, 130mm 다연장로켓과 신형 대포병레이더(ARTHUR), 코브라 공격헬기도 추가되거나 신규 투입됐다. 갱도에 숨겨진 북한 해안포 타격이 가능한 이스라엘제 정밀 유도 미사일인 스파이크도 지난 5월 실전 배치가 완료됐다.
서북도서 일대의 북한군 동향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전술비행선도 조만간 마무리될 예정이다. 전술비행선은 지난 5월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최종 시험운용 단계에서 결함이 발생해 전력화가 지연됐다.
병력과 장비뿐 아니라 교전규칙도 방어적 개념에서 연평도 포격과 같은 상황이 재발될 시 북한의 해안기지와 내륙부대 등 원점을 타격할 수 있도록 하는 공격적 개념으로 바뀌었다. 보고 단계가 생략된 것이다.
북한도 이에 질세라 서북도서 일대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에서 전력 증강을 도모하고 있다.
북한은 사거리가 65~7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개량형 240mm 방사포를 배치하는가 하면 도서 포병부대에 122㎜ 방사포를 대폭 증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3월부터는 황해남도 장연군과 용연군 일대에서 170㎜, 240㎜ 장사정포를 전진 배치하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올해만 세 차례 이상 이 지역을 찾는 등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 3월 백령도를 마주하고 있는 월내도 방어대 시찰 때는 남한 선박이 군사분계선 해상수역에 접근할 때는 경고사격을 하고 침범할 대는 조준 격파사격하는 내용의 새 해상작전 규정을 비준한 뒤, “명령만 내리면 적들을 모조리 불도가니에 쓸어넣으라”며 “싸움의 날 불바다에 잠기고 처참하게 짓이겨지는 적진을 월내도 방어대장이 직접 사진을 찍어 최고사령부에 전송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김 제1위원장은 또 지난해 8월에는 어선으로 추정되는 27마력의 작고 낡은 목선을 타고 장재도·무도 방어대를 시찰하기도 했다.
남북 충돌의 인화점이 될 수 있는 서해5도에 양측의 화력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돌발적인 충돌을 우려하고 있다. 한 군사전문가는 “양측의 어선과 해군이 접촉할 가능성이 있는 좁은 해역에서 언제든 분쟁이 발생할 수 있고 충돌이 우려된다”면서 “무기를 갖고 있으면 사용하고 싶은 게 심리”라고 우려했다.
또 우리 측에서도 북한의 기습공격에 취약한 지역에, 첨단 무기와 병력을 배치할 경우 유사시 초기에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