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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덩치만 커진 동아시아 무역…질적 성장 절실”
국제무역연구원 보고서
무역규모 11년새 4배 늘었지만
최종소비재 비중 28%에 불과
높은 대외의존도 외풍영향 커


동아시아 국가 간 무역 규모가 지난 11년 동안 4배 가량 증가하며 덩치를 키웠지만 내실은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간재 교역 비중이 높고 최종 소비재 교역이 낮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 최종소비재 교역이 역외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처럼 서양권에서 시작된 글로벌 위기가 동아시아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의 역내 무역 비중이 낮은 것도 원인 중 하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1일 보고서를 통해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에 참가하고 있는 동아시아 16개국 간 무역 규모는 크게 증가했지만 중간재 교역 비중이 높고 내향성이 낮아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RCEP는 아세안(ASEAN) 10개국과 이들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6개국 (한국ㆍ중국ㆍ일본ㆍ호주ㆍ뉴질랜드ㆍ인도)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지역경제통합논의체다. 현재 201년 타결을 목표로 협상이 진행 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16개국 간 무역 규모는 지난 2000년 1조1310억달러에서 2011년 4조1750억달러로 약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역내 무역 비중은 2011년 기준으로 44.5%로 유럽연합(EUㆍ62.6%)보다는 낮았지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38.9%)보다는 높았다.

하지만 커진 덩치에 비해 내실은 부족한 점이 많다는 분석이다. 전체 무역에서 특정 지역의 역내 무역 비중이 차지하는 정도를 의미하는 역내무역집중도는 다른 경제통합기구보다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시아 16개국 간 역내무역집중도지수는 2011년 기준 1.56으로 EU 1.84, NAFTA 2.55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2000년 이후 약 10년 동안 1.72→1.71→1.56으로 계속 떨어진 반면 EU는 1.77에서 1.84로, NAFTA는 1.98에서 2.55로 상승했다.

내향성지수도 동아시아 국가들이 0.4에 그친 반면 EU는 0.73, NAFTA는 0.68을 기록했다. 내향성 지수는 특정 지역의 역내ㆍ외 무역과 다른 지역의 무역까지 고려했을 때 역내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내실이 부족한 대표적인 원인은 동아시아 간 무역이 중간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동아시아 역내 무역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56.9%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EU(52.4%)나 NAFTA(46.8%)보다 높다. 반면 최종소비재 비중은 28.2%로 EU(41.2%)와 NAFTA(36.2%)와 비교했을 때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우 역외 시장에 의존하는 정도가 커지면서 이른바 ‘외풍’에 흔들리기 쉽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제 위기 당시 동아시아 국가들이 순차적으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된 것도 이러한 구조 때문이다. 중간재 교역 만으로는 역내 무역 활성화가 어렵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또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의 역내 무역 비중이 32.8%로 다소 낮은 것도 동아시아 국가 간 역내무역의 내실이 부족한 원인이다.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RCEP를 비롯해 환태형양 경제동반자협력체제(TPP), 다자간 FTA 협상도 추진되고 있어 무역자유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포괄적인 범위에서 높은 수준의 무역 자유화 규범을 마련해 최종재까지 자유화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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