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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새 고통 사라지고 한발 한발에 미래가 그려져요” - 2013 서울시 청소년 한발 국토순례단 참가자 만나보니…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장래 희망이 기획자가 되는 것입니다. 4박 5일동안 걸으며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가고 있습니다.”-장대하(18)

“항상 나만 맞춰주길 바랬는데 처음 본사람들과 관계 맺으면서 나 자신을 반성하고 배려심과 협동심을 배우게 됐습니다.”-홍지혜 (15ㆍ여)

서울시가 지자체 최초로 중ㆍ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중인 4박 5일간의 국토순례(‘2013 청소년 한발 국토순례’)가 참여한 학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국토순례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참가한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하루종일 걸어가며 스스로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방법 등을 배워가고 있는 것.

한발국토순례단 참가자들이 20일 오후 매서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꾿꾿하게 경기도 여주 강천보를 향해 걷고 있다.


서울지역 청소년들과 대학생 및 청소년수련관 지도자 등 150명은 지난 18일 서울광장에서에서 출정식을 갖고 한강의 발원지인 강원도 태백시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한강의 발원지를 찾아 가며 한층 더 발전한 스스로를 찾자’는 게 목표였다. 한강 발원지인 태백 검룡소를 본 다음 여주→양평→서울숲까지 한강 물줄기를 따라 83㎞를 걷는 코스다.

출발 첫날 출발 전 각오와 달리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강원도 태백시)를 찾아 걷는 길은 편안함에 익숙한 몸을 움직이는 그 자체가 고통이었다. 참가자 안영은(18ㆍ여)양은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차를 타고 갈까도 싶었다”면서도 “다른 친구들, 나보다 어린 친구들도 포기하지 않고 가는 모습에 마음을 다잡고 걸었다”고 말했다.

매서운 추위도 이들을 괴롭혔다. 하지만 단 한명의 낙오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문희주(18ㆍ여)양은 “마지막 8㎞를 남겨놓고 발이 너무 아파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같이 걸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곳곳에서 헥헥대는 지친모습도 보였지만 검룡소에 도착해 하루 2000~3000t이 용수되는 모습을 확인한 청소년들의 눈빛에선 새로운 기운이 샘솟았다.


둘째날부턴 의지에 찬 진지한 모습이었다. 이들은 모둠별 대를 이어 여주 강천보를 따라 걸으며 꿈과 미래에 대해 진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10대의 10대 미니신문 꾸미기▷인생그래프 그리기▷미래의 나에게 엽서쓰기 등의 시간을 통해 구체화된 미래의 모습도 그려볼수 있었다. 도보순례 도중에는 ‘너ㆍ수ㆍ사’(너의 수호천사가 되어줄게)라는 주제의 미션을 부여해 가방들어주기, 뒤에서 밀어주기 등 팀워크 훈련도 진행됐다.

셋째날이 되면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했던 아이들도 하나ㆍ둘씩 자발적으로 휴대폰을 내려놓고 함께한 이들과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홍지혜(15ㆍ여)양은 “중학교 졸업 전 추억을 쌓기 위해 참가했는데 참가단에 대학생 언니, 오빠들도 있어 진학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많이 들었다. 남은 기간은 조용히 걸으면서 반성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생각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멘토 차원에서 참여한 대학생들도 깨달음을 얻긴 마찬가지다. 대학생 참가자 김인태 씨는 “ ‘내가 4박 5일동안 어린 아이들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실제 이들과 함께하며 제 장래희망인 청소년지도사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국토순례단은 22일 오후 3시 서울숲 야외무대에서 해단식을 끝으로 고되지만 보람찬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올해 민간이 아닌 지자체 최초로 청소년 국토순례단을 운영한 서울시는 높은 호응도에 따라 청소년 활동 지원 예산을 반영해 매년 1회 상시화할 계획이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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