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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과 독일의 뉴 스타작가,에론 영과 안젤름 라일을 만난다
<에론 영(미국 11/14~12/15 국제갤러리 K2). 안젤름 라일(독일 11/28~12/31 국제갤러리 K3)>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미국과 독일의 새로운 스타작가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내한전을 갖는다.

서울 삼청로의 국제갤러리(회장 이현숙)는 미국 작가 에론 영(Aaron Young. 41)과 독일 작가 안젤름 라일(Anselm Reyle 43)의 개인전을 2주 간격으로 개최한다. 두 작가 모두 글로벌 미술계에서 ‘미래가 촉망되는 작가’로 손꼽히며, 주요 미술관및 갤러리에서 활발하게 전시를 열고 있다. 지난 2010년 서울에서 각각 개인전을 열어 큰 호응을 얻었던 두 작가의 새로운 작업을 살펴봤다.

에론 영 ‘무제’ 2013. 재가공한 자동차 스포일러(후미 장식). 크롬 도장. [사진제공=국제갤러리]

▶모터사이클로 작업하던 에론 영,이번엔 리어 스포일러로..=미국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 에론 영은 ‘Locals’라는 타이틀로 지난 14일 국제갤러리 K2에서 개인전을 개막했다. 12월 15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에는 회화및 입체작품, 영상작품이 두루 출품됐다. 타이틀인 ‘Locals’은 지역민들, 또는 토박이를 의미한다. 캘리포니아에서 나고 자란 작가는 캘리포니아 해변서 종종 마주치던 ‘Locals Only’(지역민들만 이용가능하다는 뜻)라는 폐쇄적 문구에 저항하며, 이를 역설어법으로 차용했다. 즉 미국의 남근주의와 우월의식을 되돌아본 작업을 내놓은 것.

에론 영은 모터사이클을 활용한 회화로 데뷔초부터 스타덤에 올랐다. 커다란 함석판에 물감을 쏟아부은 후, 그 위로 모터사이클을 고속으로 지나가게 한 작품은 굵고, 강렬한 바퀴자국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오토바이의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뒷바퀴가 헛돌며 일종의 ‘번 아웃(Burn-out)’현상이 생긴다. 그렇게 만들어진 곡선은 일정한 굵기로 얽히고, 설키며 독특한 리듬감을 드러낸다. 일종의 아트 퍼포먼스에 기반한 그의 회화는 우연성이 중요한 요소다. 또 넓은 의미에선 잭슨 폴락이 시행했던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에론 영의 내한 전시 장면. [사진제공=국제갤러리]

이번 전시에 에론 영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번 아웃 회화’와 함께, 대단히 미니멀한 입체작품을 새롭게 내놓았다. 자동차가 고속으로 주행할 때 전복되지 않도록 차량 후미에 날개처럼 다는 리어 스포일러(spoiler)를 재가공해 쌓아올린 조각이 그것. 매끈하게 처리된 크롬 도금의 이 세련된 작품은 도날드 저드, 또는 존 맥크라켄의 조각을 연상케 한다. 머스탱, 콜벳, 카마로 등 미국 남성들이 열광하는 클래식 스포츠카의 장식을 차용한 미니멀한 조각은 미국사회의 기저에 깔린 마초문화를 떠올리게 한다. 남자다움을 강조하는 자국의 획일적인 대중문화를 비꼬면서, 신화의 공허함을 환기시키고 있는 것.

파격적이고 강렬한 패러다임의 작품세계를 선보여온 작가는 도금한 금속 바리케이드를 찌그러뜨린 조각도 출품했다. 이 작업에서도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저항의식을 읽을 수 있다. 젊은 세대 특유의 허무주의에 기반한 파괴적 미학이 깔려 있는 것. 

모터사이클을 이용한 에론 영의 아트 퍼포먼스 장면. [사진제공=국제갤러리]

샌프란시스코 출신의 에론 영은 샌프란시스코 아트인스티튜트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뉴욕 P.S1미술관, 런던 서펜타인갤러리에서 전시를 가졌고, 휘트니비엔날레에 초대되기도 했다. 현재 뉴욕을 무대로 활동 중이다.

▶안젤름 라일의 번쩍이는 은박지회화와 네온 설치작업= 독일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안젤름 라일은 오는 28일 국제갤러리 K3에서 개인전을 연다. 12월 31일까지 계속되는 그의 개인전에는 알루미늄 호일로 제작한 대형 부조회화와 네온 등이 어우러진 설치작품이 선보여진다. 

안제름 라일 ‘Untitled‘. 143 x 122 x 25cm 2013 [사진제공=국제갤러리]

독일 튀빙엔에서 태어난 안젤름 라일은 슈투트가르트 아카데미를 졸업한 후 첨단 미디어아트로 유명한 칼스루에 대학에서 수학했다. 그는 독일의 주류미술인 신표현주의와는 궤를 달리 하며 바넷 뉴먼, 엘스워스 켈리같은 미국의 색면 추상화가들의 작업을 탐구했다. 이후 자신만의 독특한 추상세계를 확립했다. 반짝이는 알루미늄 포일을 이리저리 접거나 구겨 제작한 그의 환상적인 부조 회화는 오늘의 현대문명을 거울처럼 비춘다. 콘크리트 등의 재료를 사용한 회화 역시 1950~60년대 추상회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 것들이다.

라일은 산업폐기물을 엉뚱하게 변모시키기도 한다. 버려진 키보드, 나사, 쇠사슬, 톱니바퀴를 새로운 오브제로 치환시킨 작업은 기계문명의 집적을 통해 인간의 부재를 드러내고 있다. 

안제름 라일 ‘Untitled‘. 280 x400 x150cm 2012 [사진제공=국제갤러리]

안젤름 라일은 현재 베를린 신(新)미술관에서 마틴 에더(Martin Eder),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 토마스 샤이비츠(Thomas Scheibitz)와 함께 ‘JackQueenKingAce’라는 타이틀로 그룹전을 열고 있다. 또 디올 등 럭셔리 패션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도 시행하는 등 최근들어 유명세를 더하고 있다. 02)735-8449.

작업실에서 포즈 취한 독일 작가 안젤름 라일. [사진제공=국제갤러리]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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