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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에 등돌린 사우디…달러가 흔들린다
美, 이란과 관계개선 등 영향
최대 산유국 사우디와 파열음
원유대금 美에 재투자 변화 시사

中 위안화로 원유수입 추진 공세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폐쇄)과 디폴트 위기 이후 국제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와 유럽의 유로화가 미국 달러화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달러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사우디의 반란=달러화 위상의 시작과 끝은 국제 원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세계 물가를 좌지우지하는 원유 거래의 결제수단이 달러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사우디와 미국의 80년 밀월관계에 금이 가면서 달러화의 패권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우디 왕자이자 22년간 주미대사를 지내고 현재 정보기관 수장으로 있는 반다르 빈 술탄은 최근 “미국은 일부러 시리아 내전에 늑장 대처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제어하지 못했고, 핵협상 등을 통해 갈수록 이란과 가까워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사우디와 미국 관계에 ‘중대한 변화(major shift)’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은 사우디의 ‘중대한 변화’에 달러가 포함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우디는 달러로 받은 원유 수출 대금의 대부분을 그대로 미국에 투자해왔다. 실제로 사우디의 7000억달러(약 743조원)에 달하는 대외 순자산의 대부분이 미국 국채로 운용되고 있다.

러시아의 국영 라디오 방송은 “긴 안목으로 사우디가 달러에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면서 “사우디가 미국 국채를 단번에 매각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겠지만, 조금씩 외환보유액을 분산시켜 중국과 유럽 자산에 투자를 증가시키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세계 원유 거래에서 달러가 사라지면,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위안화로 원유수입 추진=중국 위안화의 공세도 갈수록 수위를 높이고 있다. 원유거래에서 달러화 특권을 가장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중국은 올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수입량에서 미국을 제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유 구매자로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스 연구소(AEI)는 “산유국도 중국의 위안화 결제 요구를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원유가 위안화를 진정한 국제 통화로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계 투자은행인 HSBC는 그 토대가 이르면 2017년에 마련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위안화 가치가 지난 10년간 40% 가까이 상승하고 향후 중국 당국이 위안화의 완만한 절상을 용인할 것으로 보여 준비통화로서의 위안화 국제위상에 순풍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흔들리는 달러화의 위상은 추세적으로 진행중인 달러화 약세 현상과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외환 보유액 중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약 62%로, 2위 유로화 24%를 크게 앞질렀만 그 비중은 2005년 67%, 2000년 71%에서 점차 축소되고 있다. 또 최근 몇 년간 국외에서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자금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약(弱)달러의 징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사우디와 중국의 연타로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면서도 “공격받는 달러가 실은 강력한 비장의 카드(셰일혁명)을 손에 쥐고 있는 구도로 공수(攻守)가 쉽게 바뀌는 치열한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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